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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두 자릿수 뛰었는데… 개미 울고 외국인만 웃은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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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8. 05. 18:06

개인 순매수 톱5 수익률 평균 -5.68%
외국인 평균 7.32%… 방어 전략 주효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코스피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간 11% 넘게 오르는 동안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뚜렷이 엇갈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 흐름에 미치지 못한 반면, 외국인은 플러스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단기 매매에 집중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과 정보력 격차가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장기 투자 환경 개선과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일인 지난 6월 5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6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평균 7.32%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 시기 코스피는 2812.05에서 3147.75로 11.94% 상승했다. 지수는 두 자릿수 반등에 성공했지만 개인은 오히려 손실을 냈고, 외국인은 방어적 전략으로 플러스 성과를 거뒀다. 수익률은 종목별 평균매수가격(순매수 거래금액/순매수 거래량)과 지난 4일 종가를 반영해 산출한 값이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13.36%), SK하이닉스(-17.55%), 카카오페이(-18.38%) 등 대형 성장주에 집중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광고·커머스 부진 등 악재로 주가가 일부 떨어지면서 개인의 수익률은 지수 반등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4.39%), 한화오션(+12.04%), HD현대일렉트릭(+8.67%) 등 실적에 기반한 대형주를 주로 매수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일부 종목이 조정을 받았으나 전반적으로는 안전한 종목 비중이 높아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플러스 성과를 유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이 6월 초 저가 구간에서 미리 매수해 보유를 유지했고, 6월 중순 반도체 업황 우려로 주가가 꺾인 뒤에도 버티거나 저가 매수로 대응하며 손실을 방어했다. 반면 개인은 주가 하락 초입 구간인 6월 16일 하루에만 4600억원 규모로 순매도를 했다. 이처럼 같은 종목이라도 매매 시점과 대응 차이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엇갈렸다.

과거 개인이 시장을 주도했던 시기는 코로나19 폭락 직후가 대표적이다. 2020년 3월 코스피가 1457포인트까지 떨어지자 개인이 대거 매수에 나서며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매수세를 형성했다. 당시 개인의 저가 매수는 외국인 매도를 상쇄했고 코스피는 3개월 만에 40% 넘게 반등했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자 외국인 자금이 재유입되면서 주도권은 다시 외국인으로 넘어갔다. 개인은 단기 매매 중심의 패턴으로 돌아갔고 수익률은 점차 둔화됐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증시는 장기 보유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낮다는 인식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추세 매매에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로 인해 지수가 오르더라도 개인은 제때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외국인만 이익을 얻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매수 규모 변화도 격차를 벌렸다. 개인의 월간 매수 거래대금은 1월 90조9010억원에서 7월 126조4790억원으로 39% 늘었지만, 외국인은 같은 기간 49조1320억원에서 105조3470억원으로 114% 급증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개인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르게 늘면서 수익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세법 개편 논란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장기 보유 시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개인과 외국인의 격차가 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장기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구조가 자리 잡아야 개인이 단기 매매에서 벗어나고 외국인과의 수익률 격차도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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