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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업계 최고 전산투자…고객만족도 제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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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9. 11. 17:49

IT계열사서 전산운용 투자비 증가세
올해만 3차례 시스템장애 효율성 논란
금융당국 압박속 민원해결 비용까지
안전강화·계열사 의존개선 시급 지적
"외부 컨설팅·300억 추가 투자 계획"
키움증권이 업계 최대 수준의 전산운용비를 지출하고도 잇따른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비용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모회사인 다우기술에 전산운용을 맡겨오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증권사들 대비 높은 전산비용을 지출하는 곳이다. 다우기술은 다우키우그룸의 IT계열사로, 지배구조 최상위에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가 있다.

문제는 다른 증권사보다 더 많은 전산비용을 지출하는것에 비해 전산장애 횟수가 잦다는 점이다. 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해온 탓에 외부 전환도 쉽지 않아 키움증권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세다. 최근 잇따른 전산장애로 금융당국이 증권사 전반에 대한 IT 안정성 강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정보보안 이슈도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측은 앞으로 추가 300억원을 투입해 시스템 품질과 정보보안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 과제와 이행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산운용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증권사는 키움증권(582억원)이다. 이어 삼성증권(560억원), 미래에셋증권(483억원), KB증권(382억원), 신한투자증권(302억원) 등의 순이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봐도 주요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는 증가세를 보였다. 키움증권은 2023년 476억원, 2024년 541억원, 2025년 582억원으로 3년 연속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455억원→507억원→560억원으로 늘었고, 미래에셋증권도 396억원→440억원→483억원으로 증가했다. KB증권은 303억원→368억원→382억원, 신한투자증권은 243억원→241억원→302억원으로 지출 규모를 확대했다.

전산운용비는 증권사가 HTS·MTS 등 전산 시스템의 운영·유지·개선에 쓰이는 비용으로, 서버·네트워크 장비, 클라우드 사용료, 보안 강화, 신규 개발 투자 등이 포함된다. 최근 개인투자자 유입 확대와 모바일·온라인 거래 급증으로 초고속 주문 처리와 보안 수요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전산비용 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잦은 전산 장애다. 키움증권은 업계 최대 수준의 전산운용비를 투자하고도 올해 들어 세 차례 전산장애를 겪었다. 지난 4월 이틀 연속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약 1시간 동안 주문 지연과 오류가 발생해 124만 건가량의 주문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다. 

6월에도 애프터마켓 거래가 1분간 중단되는 등 시스템 불안정이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만8000여 건의 민원을 접수해 1만7000여건(97%)의 보상을 완료한 상황이다. 전산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전산장애로 민원 해결 비용까지 지출하게 된 셈이다.

최근 소비자원이 실시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 6개월간 모바일 앱으로 주식 거래를 한 소비자 2100명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키움증권의 '영웅문S#' 앱은 종합만족도가 3.43점(평균 3.55점)으로, 7개 증권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응답자 59%가 불만이나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시스템 오류 및 접속 장애'(50.8%)가 가장 많은 불만 유형으로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전산장애의 배경으로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지배구조를 지목한다. 다우키움그룹은 창업주 김익래 회장의 아들 김동준 대표가 이머니(31.56%)와 다우데이타(45.20%)를 거쳐 다우기술(42.31%)과 키움증권을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키움증권은 전산 시스템 운영을 사실상 그룹 IT 계열사인 다우기술에 맡길 수밖에 없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외부 경쟁입찰이나 서비스 개선 압박이 약해져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다우기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1614억원 중 키움증권 전산 용역 대금 48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단일 고객사가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면 거래처 의존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만큼, 다우기술의 영업 구조는 키움증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도 전산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MTS·HTS 등 핵심 거래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과 사고 대응 강화를 주문한 상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해 발생한 주문 지연 재발을 막고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IT 안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대규모 투자(300억원)를 앞두고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을 통해 이달 말까지 시스템 품질과 정보보안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개선 과제와 이행 로드맵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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