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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권력 독점·유지 목적”…내란특검, 180일 수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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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5. 12. 15. 14:21

내란특검 "김 여사 관여 정황 없어, 계엄선포 분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확보"
내란특검 최종 브리핑 들어서는 조은석 특별검사<YONHAP NO-4752>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실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한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180일 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조 특검은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다"며 "목적은 오로지 '권력의 독점과 유지'였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조 특검은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 등은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활동과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비상입법기구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 6월 18일 수사개시 후 세 차례 수사 기한을 연장한 끝에 180일 만인 14일 수사를 종료했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총 24명을 공소 제기했다.

조 특검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했으나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실패했다"며 "윤 전 대통령 등은 국회에서 이뤄지는 정치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행위', '반국가세력'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수시로 만나면서 계엄을 준비했고, 노상원 전 사령관으로부터 압수한 수첩과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휴대폰 메모 등 객관적 물적자료와 관련자들의 진술을 통해 지난 2024년 4월 제22대 총선 훨씬 전부터 이들이 비상계엄을 순차 모의하고 준비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2024년 7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들른 하와이에서 강호필 합참차장에게 '한동훈은 빨갱이다. 군이 참여를 해야되는 것 아니냐'며 당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적개심과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말했다고도 했다. 또 계엄 모의 사실을 알게 된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이 계엄 반대 의사를 밝히자, 국방부 장관을 교체하는 인사를 감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2024년 3월경부터 안가와 관저 등에서 만찬 등을 통해 군사령관들을 상대로 우호적이지 않게 전개되고 있는 정치상황을 '종북좌파 등에 의한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인식하도록 유인하면서 비상계엄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의지를 주지시켰다고도 설명했다.

김 전 장관과 함께 비상계엄을 준비한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9월 9일 정보사 관계자를 직접 접촉해 '특수요원 중 사격 잘하고 폭파 잘하는 요원 7∼8명 선발'을 요청하는 등 인력 차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 집권당과 대립하다가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2021년 6월 29일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집권당을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했다고도 했다.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하는 자리에서는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라며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사실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다만 내란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와 비상계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 김 여사를 보좌한 행정관, 당일 방문한 성형외과 의사 등을 모두 조사해 행적을 확인했고 지난해 8∼11월 관저 모임에 참석한 군인들도 모두 조사했으나 김 여사가 모임에 참석했거나 계엄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김 여사가 분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확보했다고 했다. 박 특검보는 "본인(김 여사)이 생각하는 게 많았는데 비상계엄을 선포해서 모든 게 망가졌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했던 인물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일이 12월 3일로 지정된 배경에 대해선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고자 혼란한 시기를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박 특검보는 "노상원 수첩을 보면 '미국 협조', '미국 사전 통보'라고 기재돼있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2월 4일 미국 CIA 국장 내정자를 만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었다. '10월 유신'도 미 대통령 선거 중에 있었다. 한간에 떠도는 무속 개입 흔적은 발견하지 못 했다"고 했다.

내란 특검팀은 향후 특별검사보와 파견검사를 중심으로 하는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된다. 박 특검보는 "박억수 특검보 등이 남아 공소유지에 나설 것"이라며"공소유지 단계에서는 적정 인력을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3명 정도가 남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현업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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