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HD현대로보틱스 IPO 본격화…정기선표 로봇 신사업 시험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6010008690

글자크기

닫기

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12. 16. 16:40

연내 주관사 선정 전망
5년 만에 기업가치 4배↑
조선용 로봇 기술 개발 속도
주주가치 희석 우려 해소 관건
사진. HD현대 정기선 회장 (1)
정기선 HD현대 회장. /HD현대
HD현대그룹 로봇 계열사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가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예비상장심사 청구를 앞두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하면서다. 정기선 회장이 그룹 핵심 사업으로 꼽은 로봇 분야를 통해 그의 경영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내년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청구를 목표로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제출을 마감해 조만간 주관사단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 상장이 동종업계인 두산로보틱스를 뛰어넘는 대형 IPO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HD현대(과거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물적분할돼 출범했다. HD현대가 81.82%, KT가 9.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KDB산업은행 및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Y PE가 올해 1800억원을 투자하면서 9.1%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했다.

출범 당시 약 5000억원 수준이던 기업가치는 현재 1조8000억원으로 평가돼 5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2149억원, 영업이익 2억69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 상장 후 적자를 지속하는 두산로보틱스에 비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그 가치는 더 높게 평가될 것이란 분석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1조4000억원대였고, 상장 첫날에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3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5조2958억원이다.

이번 IPO는 정기선 회장이 주도해온 로봇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장 평가를 받는 계기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올해 회장 취임 후 로보틱스, 자율운항, 전기추진 등이 앞으로 성과내야 할 미래 신성장 사업이라 강조했다. 특히 로봇 사업은 부사장 시절부터 직접 챙기며 키워온 분야로, 스마트 조선소 구현을 위한 핵심 축으로 육성해 왔다.

HD현대로보틱스는 향후 산업용 로봇 전반, 그중에서도 조선용 로봇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내년 중으로 용접 자동화 솔루션 출시를 필두로 조선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도 진행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울산과학기술원, 울산대학교와 조선·해양 산업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그룹 비전인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이뤄내기 위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신사업 확장을 위해선 HD현대로보틱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020년 HD현대로보틱스가 2024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제시한 데 비해 아직 목표치 달성이 멀었고, 기존 산업용 로봇을 넘어 신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투자 여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복상장 리스크를 제기하고 있다. 모회사에서 물적분할된 자회사 상장이 기존 주주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의 매출 비중은 그룹 전체에서 아직 크지 않다"며 "일부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모회사 밸류업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HD현대로보틱스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정기선 회장의 경영 리더십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앞으로 정 회장의 신사업 성과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의 IPO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며 "IPO 추진 시,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시장과 적극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한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