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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압박 속 미중 정상회담 연기 시사…미중, 파리 무역협상서 ‘관세 안정’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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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7. 04:19

FT 인터뷰서 중국·동맹국에 군함 파견 촉구…"나토 응답 없으면 매우 나쁜 미래" 경고
백악관·재무장관 파장 진화…"방중 연기시 중국 압박 아닌 대이란 전쟁 지휘·실행계획 때문"
미중, 무역위 신설 논의
미중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떠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와 대(對)이란 전쟁을 이유로 이달 말 예정된 중국 방문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 일정의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을 마치고 관세 수준 안정과 무역·투자 협력 메커니즘 구축 등을 논의한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정 확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했고, 백악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정상회담 일정 조정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중국 압박이 아니라 전쟁 지휘와 실행 계획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ENNEDY CENTER BOARD MEETI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UPI·연합
◇ 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압박… "중국 협조 없으면 방중 연기 가능"

트럼프 대통령은 FT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돕지 않을 경우 이달 말 예정된 방중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협의 수혜국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적절하다"며 "중국도 도와야 한다. 중국은 석유의 90%를 그 해협들에서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그 전에 알고 싶다"며 "우리는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발언이 세계 2대 경제대국(G2) 관계 위에 '새로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벌커선
태국 선적 벌크선 마유리나리호가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돼 화염에 휩싸인 모습으로 태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AP·연합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중국·일본·프랑스·영국 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안정 수호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백악관에서 "우리는 원유 수입의 1% 미만을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어떤 국가들은 훨씬 더 많은 양을 조달하고 있다"며 미국이 그동안 안보를 지원한 동맹국,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의 파병 결단을 강한 어조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 정도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은 채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그리 열의가 없었다"며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FT에 "무엇이든 필요하다면" 유럽이 기뢰제거함을 보내야 한다며 "(이란) 해안의 나쁜 행위자들을 제거할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도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이라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영국을 향해 "우리가 거의 이긴 뒤에 배 두 척을 보내겠다고 했다"며 "우리가 이긴 후가 아니라 이기기 전에 이 배들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 한 연설에서 석유시장 안정성 보장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려야 하지만 간단한 일은 아니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이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고 경제 충격을 완화할 실행 가능한 집단 계획을 세우려 유럽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스타머 총리는 "이는나토 임무가 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여겨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고 실행 가능한 계획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고 더힐은 보도했다.

USA-CHINA/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과의 협상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백악관·베선트 "정상회담 위기 아니다"… 연기 시 전쟁 지휘 때문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백악관은 정상회담 일정 조정 가능성을 인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며 "날짜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이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지만, 연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현재 최우선 과제는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의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연기가 중국 압박 때문이라는 관측을 부인했다.

그는 "그런 서사는 완전히 틀린 얘기"라며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힌다면 그것은 실행 계획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워싱턴 D.C.에 남아 전쟁 수행을 조율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FRANCE-PARIS-CHINA-U.S.-ECONOMIC AND TRADE TALKS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무역 협상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신화·연합
◇ 中 "정상 외교 중요"… 신중 대응 속 파리 미·중 협상 마무리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국가원수 외교는 중·미 관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지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양측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파리 미·중 고위급 협상…'부산 합의' 이행 논의

이 같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을 진행했다.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과 회담을 가졌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에너지 의존 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에너지 수요의 약 50%를 걸프 지역에서 공급받는다"며 "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의 성격과 관련해 "이것들은 경제적 논의들"이라며 "우리는 국무부도 아니고 국방장관 간 회담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중국이 이란에 대한 정제제품과 비료 수출을 중단한 점을 언급하며 "좋은 국제적 파트너가 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 美 "'부산 합의' 이행 촉구" vs 中 "301조 일방 조사 반대"

그리어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에 적용될 '작업 계획의 일반적 조건들'에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정상이 지난해 10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회담해 합의한 '부산 합의' 이행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 합의가 희토류 공급과 관련된 문제를 포함한다며 이번 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의 대중 수출 확대도 주요 의제였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관세 안정과 무역 협력 메커니즘 구축을 강조했다. 리청강 부부장은 "양측이 관세 수준 안정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며 미·중 양자 관세와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 무역·투자 협력 메커니즘을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USTR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진행 중인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조사에 대해 "일방적 조사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 '미·중 무역위원회' 구성 논의…美 "에너지 공급 문제 없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이 양자 경제 관계를 관리할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미·중 무역위원회(US-China Board of Trade)' 구성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무엇을 수입하고 무엇을 수출해야 하는지를 제도화하는 방안이라고 그리어 대표는 설명했다.

중국 측도 무역·투자 협력 촉진을 위한 실무그룹 구축 논의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파리에서 에너지 공급 우려를 진화하려 했다. 그는 일부 이란 유조선과 인도행 유조선, 일부 중국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지금으로서 우리는 괜찮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국제유가가 몇 달 뒤 배럴당 80달러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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