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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확보 군사 옵션 검토…이란 기뢰 위협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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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6. 05:19

WSJ "유조선 호송부터 지상작전까지 셈법 복잡…미군, 비대칭 전쟁 노출 위험"
FT "해저에 도사린 이란의 치명적 기뢰…미 해군 기뢰 제거, 느리고 노동 집약적"
로이터 "국제 유가 시장 정상화 열쇠는 이란"
호르무즈 벌크선
태국 선적 벌크선 마유리나리호가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돼 화염에 휩싸인 모습으로 태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AP·연합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뿐 아니라 기뢰까지 매설하며 통항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조선 호위 작전·공중 타격·지상 작전 등 다양한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통해 세계 해상 무역의 약 5분의 1과 글로벌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전략적 해상 통로의 봉쇄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충격이 확산하고 있는 것을 완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자동차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WSJ "호송·공중 타격·지상 작전…트럼프, 해협 확보 군사 옵션 검토"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해 여러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가장 기본적인 방안은 미국 해군 군함이 유조선을 보호하며 항해하는 호송 작전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쟁 발발 나흘째인 지난 3일 언급한 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온 방안이다.

그러나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소형 고속 공격 보트로 구성된 '모스키토 함대(mosquito fleet)' 위협 때문에 유조선 한 척을 보호하려면 두 척의 군함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해협 통과 선박 규모는 정상 수준의 약 10%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걸프 지역에는 600척 이상의 국제 상선이 대기 중인 것으로 해운 분석업체 로이즈리스트 인텔리전스는 추정했다.

또 다른 방안은 항공력을 활용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발사대를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MQ-9 리퍼 드론이나 해병대의 해리어 점프 제트기가 그 수단으로 거론된다.

더 강력한 옵션으로는 이란 남부 해안 지역을 공격하거나 장악하는 지상 작전이다. 이는 해병대의 상륙 강습을 포함한 장기간 군사 작전이 될 수 있으며 수천 명의 병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수천 명의 해군 병력과 항공기, 약 2200명의 해병으로 구성된 해병 원정대를 중동에 파견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와 쿠드스군이 비대칭 전쟁에 강점을 갖고 있어 미군이 장기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란이 기뢰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강화할 경우 군사적 대응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RAN-CRISIS/WARFARE
미국 해군 F/A-18F 전투기들이 2019년 7월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만을 항행하는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 갑판 위에 주기돼 있다./로이터·연합
◇ FT "이란 기뢰 위협 현실화 가능성…제거 작전 느리고 복잡"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 브리핑 기사에서 이란이 보유한 기뢰 전력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란은 6000발 이상으로 추정되는 해군 기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협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뢰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는 △ 수심 약 1~3m에 떠 있다가 선체(hull)와 접촉하면 폭발하는 부유 기뢰(Floating mines) △ 자석이나 잠수부를 이용해 선박에 부착한 뒤 타이머나 원격 신호로 폭발시킬 수 있는 흡착(Limpet) 기뢰 △ 해저에 케이블로 고정돼 센서나 접촉으로 폭발하는 계류(Moored) 기뢰 △ 수심 약 10~50m에 배치돼 자기 및 음향 센서를 통해 폭발하는 해저(Seabed) 기뢰 등이다. 특히 해저 기뢰는 선박 아래에서 빠르게 상승하는 기포를 만들어 선체에 구멍을 내거나 용골(keels)을 부러뜨릴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하지만 기뢰 제거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다. 미국 해군은 목재와 유리섬유로 만든 비자성 선체(non-magnetic hulls)를 가진 선박을 이용해 소나(수중음파탐지기)로 기뢰를 탐지한다. 이후 부표가 뒤따르는 와이어 절단선을 이용해 계류 케이블(mooring cable)을 끊어 제거한다. 심해(Deepwater) 기뢰는 원격 제어 미니 잠수정이 폭약을 설치해 비활성화할 수 있다.

그러나 기뢰 부설과 제거 사이에는 큰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FT는 연안(littoral)전투함을 활용한 기뢰 탐지와 제거 과정이 매우 느리고, 노동 집약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좁은 해협 환경에서는 기뢰 제거 선박이 천천히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도 취약해질 수 있으며, 기뢰 몇 개만으로도 항로를 사실상 마비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UAE 원유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의 에너지 시설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FP·연합
◇ 로이터 "IEA 4억배럴 방출에도…에너지 시장 재개 열쇠는 이란"

로이터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시작 이후 중동 석유 생산량은 하루 약 700만~1000만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했고, 석유와 가스 가격은 최대 60%까지 상승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원유 구매자들에게 4월 원유 수출 항구를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그리고 이스라엘의 정유시설 운영 차질이 발생했다. 카타르는 LNG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 같은 중동 공급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4억배럴의 비상 석유 방출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석유 개입으로 1991년 걸프전,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리비아 내전, 2021년 코로나 이후 수요 급증 대응 조치를 넘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약 1억8000만배럴을 방출했던 이전 조치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국제 유가 급등세는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결국 글로벌 에너지 시장 재개방의 열쇠는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전문가들 "군사 호위만으로 부족…전투 종식 필요"

WSJ는 군사적 해협 확보 시도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업계와 화주들이 다시 해협을 통과하려면 단순한 군사 호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전투 종식과 이란의 안전 통과 보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뢰 제거 작전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 흐름의 불안정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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