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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작 1922년 민요조의 서정시 '엄마야 누나야'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은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엄마와 누나와 함께 단란하게 살자는 내용이다.
두 동요는 요즘의 MZ 세대들에게는 매우 낯설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제법 된 사람들에게는 꽤 친숙하다. 인터넷도 없고 유튜브도 없었던 어린 시절을 한가롭게 보낸 이들에게는 추억이 아련한 동요다.
어렸을 적 자주 불렀던 이들 노래가 지금의 세태를 담고 있을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미래 예견한 것은 아닐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두 동요에는 집에 대한 인간의 간절함과 욕망이 다 담겨 있다고 했다. 당연히 헌 집은 재건축 대상이겠고 새집은 신축 아파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그리고 권유형의 '강변 살자'는 서울 한강변 초고가 아파트를 일컫는 것이라면 지나칠까. 작사자들은 부동산에 대해 풍부한 식견을 지녔을 리 만무하다. 마땅한 놀이 도구가 없었던 그 옛날 모래집을 짓는 모습을 포착해 그려냈을 것이리라. 또 초현대식 아파트로 바뀐 한강변을 예견한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먹고사는 게 급했던 지난날 엄마와 한적한 시골 강변에서 오붓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을 뿐이겠다. 그 오래된 창작물이 지금의 현실을 이렇게 제대로 반영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투자 열기를 식히려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공급 확대에서부터 세제 및 금융까지 부동산 급등 억제책을 수시로 발표하고 있다. 다행히도 부동산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선 듯하다. 강남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하락세로 돌아선 곳도 제법 많다. 정부는 보유세 상향 등 세제 강화로 부동산시장이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몰아세우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많은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년층 주거 불안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뜩이나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청년들이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0, 30대 신혼부부들은 신혼집을 구하느라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고액 연봉 맞벌이 부부라고 해도 학군 좋고 주거 환경 양호한 곳에 내 집을 장만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미국 등 주요국 대도시의 주거난은 극에 달하고 있다. 미 뉴욕시 맨해튼에 신혼집을 구한 지인의 아들은 최근 1만 달러가 넘는 월세를 구했다고 한다. 제아무리 고소득자라고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월세는 상상하기 힘들다. 오죽하면 영국 런던의 직장인들 가운데 템스강에 쪽배를 띄워 놓고 거주하는 경우까지 생겨났을까. 이런 현상은 가면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내 집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소득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소득에 맞는 집을 구하느라 상당한 노력과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세계 각국이 치솟는 부동산값을 억누르느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호주의 경우 중국인 부동산 매입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취득을 일시적으로 금한다. 우리나라도 외국인 부동산 취득 억제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정책이 느슨한 틈을 타 언제든지 부동산 매입에 나설 태세다.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동원해 부동산을 억누른다고 해서 부동산값이 완전히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지 모를 일이다.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이라는 믿음이 국민 사이에 자리를 잡은 지 오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해야 하는 것은 정부 의무다. 그러는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회적 약자의 주거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혼부부, 청년, 노인층 주거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둬야 한다. 여러 부동산 대책 중 가장 중심이 돼야 하는 대책은 바로 공급 아닌가.
여유층에 대한 적절한 과세도 필수다. 다만 세제 대책은 한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거래세 등 보유 단계의 세금을 강화하면 상속·증여세를 면제 또는 대폭 삭감해야 하고 상속·증여세를 강화하려면 보유 단계의 세금을 그에 맞춰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2가지를 모두 강화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고 정부 정책의 실패로 남을 공산이 크다.
이경욱 논설심의실장
동요에서처럼 새집에서 편안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 모두 같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가는 부동산 대책 시행이 절실하다. 급등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프트 랜딩'도 그 못지않게 긴요하다.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워서는 곤란하다. 그야말로 '파인 튜닝'이 절실한 요즘이다.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두는 정부의 기막힌 묘수에 기대를 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