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결렬 시 전력망 동시 타격...호르무즈 해협 책임, 동맹에 전가
매체들 "출구 전략 없는 기존 발언 반복"...유가·증시 불확실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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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UPI·연합/ 그래픽=박종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對)이란 전쟁 32일째인 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의 핵심 전략 목표가 "완수에 임박했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 전력 발전소 전체를 동시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 트럼프 "이란 해군·공군 붕괴" 주장…4주 만 '압도적 타격'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서 이란군의 궤멸 상황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그는 "지난 4주 동안 우리 군은 전장에서 신속하고, 결정적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일찍이 누구도 보지 못한 수준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역사상 이처럼 몇 주 만에 적이 이렇게 명확하고 대규모의 타격을 입은 사례는 없었다"며 향후 2~3주 안에 모든 군사 목표를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란 군사력이 사실상 궤멸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이란이 걸프 지역 전역에서 매일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지난주 미군 12명이 이란의 복합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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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명분으로 이란 핵 위협과 역대 미국 행정부의 실책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2015년 대선 출마 선언 첫날부터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로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맹세했다"며 "이 상황은 47년간 지속됐고 내가 취임하기 훨씬 전에 처리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재앙'이라고 규정하며 "오바마는 이란에 현금 17억달러를 줬다. 버지니아주·워싱턴 D.C.·메릴랜드주 은행에서 끌어모은 초록색 현금 다발을 비행기에 실어 날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우리 대통령을 비웃고 핵무기 개발을 계속했다"며 "본질적으로 나는 다른 어떤 대통령도 하려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 그들이 실수를 저질렀고 나는 그것을 바로잡고 있다"고 자평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핵합의를 통해 이란 핵 비축량의 97%를 해외로 반출했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미사일을 '곧' 보유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그 같은 능력 확보에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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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한 군사 압박 수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2~3주 안에 그들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다. 그들을 석기 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의 모든 전력 발전소를 강하게, 아마도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석유 시설에 대해 "타격하지 않은 가장 쉬운 목표"라면서도 "생존·재건의 기회조차 주지 않기 때문에 타격하지 않은 것"이라며 "타격하면 완전히 파괴될 것이고 그들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핵 능력 복구 시한과 관련, "B-2 폭격기로 강타한 핵 시설은 너무 깊이 파괴돼 핵시설 잔해에 접근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위성으로 집중 감시 중이고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포착되면 미사일로 강타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전력망은 민간 인프라이기 때문에 타격하면 제네바협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조건의 합의를 원하는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민간 시설인 전력망 타격 예고가 이란 지도부에 대한 실효적 압박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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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서 미국의 역할 축소를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은 중동 석유가 거의 필요 없으며 앞으로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뒤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나라들이 스스로 그 항로를 관리해야 한다"며 "우리는 도움을 줄 것이지만, 그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호위를 위한 전함 파견 요청을 거부한 나라들에 대해 "지연된 용기를 발휘하라"며 "해협으로 가서 점령하고 활용하라. 이란은 이미 궤멸됐고 어려운 부분은 끝났다"고 촉구했다.
이어 "분쟁이 끝나면 해협은 자연히 열릴 것"이라며 "이란도 재건을 위해 석유를 팔고 싶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이미 해협 통행에 대한 실질적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구체적 해결책 없이 동맹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이 석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미국이 전쟁 종료 후 '임무 완수'를 선언하더라도 해협이 다시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배럴당 103달러 선을 상회했다.
◇ "유가 단기 상승" 주장…"가스↓·주가↑" 낙관 공언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유가 급등에 대해 "이란 정권이 분쟁과 무관한 인근 국가의 상업 유조선에 미친 듯한 테러 공격을 가한 결과인 단기적 상승"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가스 가격은 급속히 떨어지고 주가는 급속히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많은 석유·가스를 생산한다"며 베네수엘라와의 에너지 합작도 강조했다.
NYT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5ℓ)당 4달러를 돌파해 한달 전보다 1달러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또 경제학자들이 전쟁이 악화될 경우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낭독하는 수준의 연설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 주요 매체들 "새 내용 없다"…출구 전략 부재 비판
주요 매체들은 연설이 기존 발언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NYT는 "19분간의 연설에서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었다. 지난 한 달간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그대로 옮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계획인지 발표를 기대했던 공화당 지지자들과 투자자들은 실망할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전쟁 발발 시점에 들었어야 할 내용을 한 달이 지나서야 설명하는 연설"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법 부재가 유가 불안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