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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안주고 부정적 의견땐 소송전… 코스닥 ‘리포트’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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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4. 06. 17:59

코스피 566건 쏟아질때, 코스닥 66건
코스닥 기업 '폐쇄적 IR 문화' 문제
이재명 정부가 모험자본 활성화 아래 증권사들에 코스닥 리포트 확대를 주문했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리포트 공백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종합투자계좌(IMA)·발행어음업 증권사를 중심으로 코스닥 전담 인력을 늘리는 등 변화가 일어났음에도 코스닥 기업들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해서다.

증권사가 코스닥 분석을 외면하는 데에는 비협조적인 IR(Investor Relations) 환경, 분석 인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 특히 부정적 의견을 빌미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소송전을 불사한 삼천당제약 사태는 애널리스트들의 입을 봉쇄하는 코스닥 생태계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의 리포트 합계는 566건으로 종목당 평균 56.6건에 달한다. 종목별로 보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가장 많은 113건의 자료가 나왔다. 이어 현대차(92건), SK하이닉스(80건), 기아(76건), LG에너지솔루션(64건) 순이었다.

해당 기간 주말·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총 60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일 평균 1.88건, 현대차는 1.53건의 리포트가 발행됐다. SK하이닉스·기아·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1.33, 1.27, 1.07건의 리포트가 나왔다. 시장이 열리는 날마다 누군가 이들 종목을 분석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반면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리포트 합계는 66건에 그쳐 종목당 평균 6.6건, 코스피의 11.7%에 불과했다. 상위 10개 종목 중 에코프로(2위)·레인보우로보틱스(5위)·HLB(9위)·펩트론(10위) 등 4개 종목은 단 한 건의 리포트도 발간되지 않았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도 11건에 그쳤다. 알테오젠을 분석한 곳은 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다올투자증권 3곳뿐이고 삼천당제약(3건)은 한국투자증권 단 1곳, 코오롱티슈진(3건)도 한투증권과 교보증권 2곳에 그쳤다. 이들 증권사가 커버를 중단하면 해당 종목은 곧바로 정보 공백으로 전락하는 구조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에코프로비엠이 0.45건, 에이비엘바이오 0.20건, 알테오젠은 0.18건에 그쳤다. 삼천당제약과 코오롱티슈진은 각각 0.05건으로, 한 달에 리포트 한 건이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이었다. 코스닥 투자자들은 시장이 열리는 날에도 분석 한 줄 없이 투자 판단을 내리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작년 12월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종목 리포트 확대를 추진하는 '코스닥 시장 신뢰 혁신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금융위는 리포트가 없으면 투자를 꺼리게 된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종합투자계좌·발행어음업에 신규 지정·인가된 증권사들의 코스닥 리포트 확대를 우선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은 코스닥 분석 인원을 충원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인원을 늘리는 대신, 각 섹터 애널리스트에게 코스피뿐 아니라 코스닥 리포트도 발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럼에도 코스닥 리포트 기피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건 코스닥 기업들의 폐쇄적인 IR 문화에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 대형 종목의 경우 전담 IR 팀이 있어 소통이 원활하지만, 코스닥 기업은 담당자가 한 명뿐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아 심층 분석을 위한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

시가총액이 작아 리포트 하나에 주가가 급락하기도 하는 특성상, 일부 기업들은 애널리스트의 입을 막는 데 사활을 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소신 있게 부정적 의견을 썼다간 자료 협조 거부, 탐방 금지 등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 협조 없이 심층 리포트를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런 폐해를 막고자 상장사의 정보 제공의 의무화한 'IR·조사분석 업무처리강령'을 마련했으나 자율 규범인 까닭에 실효성이 없다.

또한 삼천당제약 사태처럼 기업이 분석 결과에 대해 법적 대응으로 맞서면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인력들이 운용사나 사모펀드(PEF)로 유출되면 남은 인원들은 실적 시즌에 대형주를 커버하기에도 벅차게 된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폐쇄적인 IR 관행이 계속되면 알맹이 없는 리포트만 양산될 뿐"이라며 "원활한 기업 분석 환경 조성을 위해 코스닥 기업 협조의 구속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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