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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인하 방안은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보험료 일괄 할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차량 5·2부제 참여 차량을 가려내기 어려운데다, 이미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환급해주는 마일리지 특약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 운행 여부와는 무관하게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경우 마일리지 특약 가입자에 대한 이중 할인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손보사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708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인 탓이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한 여파로 수익성 부담이 커졌던 손보사들은 올해 초 보험료를 1.3~1.4% 인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정도 인상으로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보험료가 인하될 경우 적자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자동차보험료는 물가 안정이나 서민 부담 완화가 필요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동원돼 왔다. 의무 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물가와도 연동된다. 손해율 악화 흐름에도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왔던 건 상생금융 동참이라는 명목 때문이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1% 인하할 경우 소비자들은 약 8000원을 돌려받게 된다. 평균 보험료가 80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다. 하지만 손보사들의 보험료 수익은 약 2000억원 줄어든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상위 4개사가 약 85%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부담해야 할 몫만 17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정비수가와 병원 치료비 증가 등으로 비용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게다가 업계가 기다려왔던 '8주룰' 도입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8주룰은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심사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손해율 개선 방안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보험료 인하 등으로 부담만 늘어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는 에너지 위기 대응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보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수익성 부담을 감내하며 정부 방침에 따르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보험료 인하는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체감 효과는 미미하지만 손보사들의 손실을 누적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손보사에 모든 부담을 떠넘기기만 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규제 완화 등의 지원책 없이 부담만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보험산업의 체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민간의 일방적 부담에 기대는 정책이 반복된다면 산업의 지속가능성 역시 흔들릴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구조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