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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의 중국 정치·산업 四季] 삼성전자 ‘57조 축포’ 너머, 중국 AI 칩 3대 문파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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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20. 19:03

-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과 한국 AI 반도체의 주도권
- 중국 3대 문파 중심의 AI 칩 자립 및 인재 확보전
- 중국 기술추격과 범용반도체 과잉생산 대응 필요

김동영 중국경영연구소 부소장·동국대 겸임교수
김동영 중국경영연구소 부소장·동국대 겸임교수
2026년 1분기 삼성전자는 단일 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통적인 반도체 사이클의 일시적 반등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따른 구조적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하이엔드(High-end) AI 인프라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이 확고한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19세기 미국의 서부 골드러시 시대에 금광 채굴자보다 채굴 장비 공급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던 것처럼, AI 혁명의 필수 하드웨어 기반을 제공하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그 경제적 수혜를 온전히 흡수하고 있는 형국이다.그러나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단기적 성과에 안주하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지형의 구조적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NVIDIA) 등 첨단 AI 칩 공급이 제한된 중국은, 외부 고립에 순응하는 대신 자국 내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으로 정책적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 IT 전문 매체 타이메이티의 심층 분석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AI 칩 시장은 철저한 기술 자립을 목표로 이른바 '3대 문파(三大門派)' 중심으로 재편되며 기존 엔비디아가 점유하던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중국 AI 칩 생태계를 주도하는 3대 문파의 첫 번째 축은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바이두의 쿤룬신(Kunlunxin), 알리바바 등 대형 빅테크 기업들이다.

이들은 막대한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와 내수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AI 연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두 번째 축은 캄브리콘(Cambricon)이나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와 같이 칩 설계 역량을 장기간 누적해 온 전통적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로, 범용 GPU를 대체할 특정 영역 맞춤형 프로세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축은 정부의 대규모 산업 펀딩과 민간 벤처 자본의 집중 지원을 받는 신생 AI 딥테크 스타트업들이다. 이 세 그룹은 미국의 제재라는 외부 제약 조건을 오히려 국산화의 강력한 동력으로 전환하여 '탈(脫)엔비디아' 생태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러한 자립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가동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공격적인 인재 확보전이다. 올해 1분기 중국 기술 채용 시장의 주요 동향은 '월 7만 위안(약 1300만원) 수준의 파격적인 고연봉을 제시하는 AI 인재 유치전'으로 요약된다.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넘어, 핵심 반도체 아키텍처 설계와 하드웨어 최적화 인력을 겨냥하고 있다.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 AI 핵심 인력을 블랙홀처럼 흡수하는 이 현상은, 중국 반도체 산업이 과거 범용 반도체의 단순 생산 기지 역할에 머물지 않고 칩 설계와 원천 기술 단위에서부터 밸류체인을 수직 계열화하려는 구조적 움직임임을 방증한다.

확보된 핵심 인재와 독자 설계한 국산 AI 칩은 궁극적으로 중국이 보유한 방대한 제조업 실물 데이터, 즉 '피지컬 AI(Physical AI)'와 결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AI+제조' 융합 전략은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 전기차,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적용 중이다.

비록 미국의 제재로 인해 3나노미터 등 첨단 미세 공정 진입은 지연되고 있으나, 중국은 산업 현장에 필수적인 28나노미터 이상의 범용(레거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이를 자국 내 제조업 실측 데이터와 연계함으로써 완결성 있는 풀체인(Full-chain) 산업 자립망을 완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단기적인 무역 분쟁을 넘어,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장기전으로 진입했다. 한국 경제는 삼성전자가 입증한 하이엔드 메모리 분야의 기술적 초격차를 공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산업의 기반이 되는 범용 반도체 생태계가 중국의 과잉 생산에 잠식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첨단 칩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수성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칩 설계 자립 및 레거시 반도체 시장 장악 시나리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교한 '투 트랙(Two-track)' 산업 안보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김동영 (중국경영연구소 부소장 /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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