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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협상 순항” 직후 호르무즈 인근 제한 타격…종전 협상 막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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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26. 09:21

미 중부사령부, 이란 남부 선박·미사일 발사대 타격
미·이란, 60일 휴전·호르무즈 개방 MOU 조율 속 핵·제재 선후 대립
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확대 압박…협상 타결 기대에 유가 7% 급락
TRUMP MEMORIAL DA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원형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UPI·연합
미국과 이란이 25일(현지시간)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는 가운데 미군 중부사령부가 호르무즈 인근 이란 남부 목표물을 제한적으로 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합의 불발 시 더 강한 공격을 경고했다.

미국은 제한 타격으로 군사 압박을 병행했고, 이란은 상당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도 서명 임박론에는 선을 그었다.

협상 쟁점은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 호르무즈 자유 통항, 레바논 전선 포함 여부로 압축된다. 협상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7% 안팎 급락했지만, 호르무즈 인근 교전 재개는 휴전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

TRUMP Retur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진행된 메모리얼데이 기념식에 참석한 후 워싱턴 D.C. 백악관으로 돌아가면서 통화를 하고 있다./UPI·연합
◇ 미 중부사령부, 협상 막판 이란 남부 공습…기뢰 부설 선박·미사일 발사대 겨냥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날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남부의 일부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기뢰 부설을 시도하는 이란 선박과 미사일 발사대를 겨냥한 것이라며 휴전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미군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스라엘 전투기가 호르무즈 해협 내 라라크 섬 남쪽에서 이란 선박 여러 척을 공격해 이란 측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이란 국영 누르뉴스(Nour News)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반다르 아바스 등 이란 남부 여러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타격이 MOU 합의 기대감이 높아지던 시점에 이뤄져 기존 휴전의 불안정한 성격을 다시 부각시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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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고(故)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고(故) 루홀라 호메이니 이슬람혁명 지도자를 그린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국 "핵 제한 선행" vs 이란 "제재 완화 동결자산 해제 우선"…MOU 막판 교착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의 현재 골자는 60일간의 추가 휴전 연장을 선언하고, 그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단계적으로 재개방하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을 별도 협상하는 MOU를 체결하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통신·AP통신 등이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중동 외교 소식통을 인용, 합의 도달 후 약 30일 뒤 해협을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란이 이 기간 기뢰를 제거한 뒤 자유 통항이 가능해지는 구조라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이 60일 기간 선박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선제적·명확한 제한 조치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제재 완화와 동결자산 해제에 대한 구체적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중재국들이 밝혔다.

미국 고위 관리는 CNN방송에 "먼지 없이는 달러도 없다(no dust, no dollars)"며 이란의 농축 우라늄 처리 없이는 제재 완화도 없다고 밝혔다. 이란이 보유한 농축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440.9㎏으로 핵무기 등급인 90% 농축도에 근접한 수준이며, 미국은 이 전량 인도와 약 20년간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이란에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행한 메모리얼데이(현충일) 기념식 연설에서 대(對)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로 전사한 미군 13명을 추모하며 "이 놀라운 남녀 장병들은 세계 최고의 테러 후원국이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바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RAN-PAKISTAN-US-ISRAEL-WAR-POLITICS-DIPLOMACY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2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세번째)을 포옹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AFP·연합
◇ 이란 "합의 상당 부분 도달, 서명 임박 아냐"…핵 세부 사항은 MOU 후 60일 협상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의제의 상당 부분에서 합의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누구도 서명이 임박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과거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올해 2월 핵협상 도중 전격 공습한 전례를 거론하며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이 제도적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어 잦은 입장 변경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는 핵 문제 세부 사항을 논의하지 않고 있으며, 핵 문제는 MOU 체결 뒤 60일 협상에서 다룰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협상단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카타르 측과 집중 협의했으며, 이란 중앙은행 총재 압돌나세르 헤마티도 동행해 카타르에 예치된 이란 동결자산 60억달러(8조2500억원) 해제 문제를 논의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가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는 MOU에 호르무즈 자유 항행 보장 조항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이란은 합의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엘리 코헨 에너지부 장관은 "핵·탄도미사일·테러 조직 지원 등 이스라엘이 직면한 모든 위협을 차단하지 못하는 합의에는 이스라엘이 구속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이란 잠정 합의 초안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종식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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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들이 25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 앞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공화당 반발에 '아브라함 협정' 카드

공화당 내에서는 합의안이 이란 비핵화 보장 없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합의가 이란의 핵 능력과 걸프 원유 시설 파괴력을 그대로 둔 채 체결된다면 "이란은 외교적 해결이 필요한 지배적 세력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은 "이란이 수십억 달러를 수령하고 우라늄을 농축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결과는 재앙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미시시피주)은 이란이 협정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 믿는 60일 휴전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요르단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에 가입하는 것을 "의무 사항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 매우 복잡한 퍼즐을 맞추려 기울인 모든 노력을 고려하면, 최소한 이들 모든 국가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는 것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즉시 서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며, 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악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파키스탄 소식통은 로이터에 "두 사안은 연계되지 않으며 연계될 수도 없다. 파키스탄은 어떠한 요구에도 응할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경로가 보장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WSJ·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마수드 칸 전 주미 파키스탄대사는 AP에 "이번 단계에서 아브라함 협정을 거론한 것은 외교·중재 과정에 전혀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는 것으로, 이 사안은 애초 협상 의제에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 호르무즈 기대감에 브렌트유 7%·WTI 6.5% 급락…기뢰 제거·선박 적체로 정상화 수개월

합의 기대감에 이날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15% 내린 배럴당 96.14달러(13만2200원)에 마감했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51% 내린 배럴당 90.31달러(1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약 1500척의 선박이 3개월 가까이 발이 묶인 상태로 2만여명의 선원이 승선 중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물류 기업 발레니우스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의 라세 크리스토페르센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해운 정상화까지 최소 30~45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상 리스크 분석업체 켑플러(Kpler)의 디미트리스 암파치디스 리스크 매니저는 기뢰 제거·높은 전쟁 보험료·긴 대기 시간이 따르는 제한된 통항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며 통항량이 3~4주 내 정상 수준의 40~50%까지만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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