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상 최대 규모 60조원 캐잠수함, 막강 獨 지정학적 우세속...‘韓 범정부·대기업 산업협력 패키지’로 뚫는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6010007391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5. 26. 11:44

이용철 방사청장, “이제는 정화수 떠놓고 빌어야 할 시간...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었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다.”
CPSP 6월내 우선협상자 임박… “성사 시 방산 수출 세계 4위 진입 분수령”
"이제는 정화수 떠놓고 빌어야 할 시간이다. 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었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다."

최대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의 최종 결정을 한 달 앞둔 지난 25일(현지 시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 현지에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의 목소리에는 간절함과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강한 자신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과 캐나다·미국 등 북미 지역 K-방산 수출 시장 출장으로 언론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못했던 이 청장이 해외 첫 인터뷰 무대로 캐나다 현지를 택한 것은 이번 사업이 가진 무게감 때문이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한다면 대한민국은 방산 수주액 기준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4위 진입'을 선언하는 역사의 분수령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사진 5
26일(한국 시각),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서 열린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톤급)의 입항 환영식에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왼쪽에서 세번째), 김경률 해군참모총장(가운데), 데이비드 펫첼(David Patchell) 캐나다 태평양사령관(오른쪽에서 세번째), 임기모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도산안창호함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대한민국 해군 제공
◇ 태평양 횡단으로 증명한 K-잠수함의 신뢰성

이번 수주전의 '게임 체인저'는 한국 해군의 3000t급 최신예 디젤 잠수함 '도산안창호함(KSS-Ⅲ)'이었다.
지난 3월 25일 진해 해군기지를 출발한 도산안창호함은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를 거쳐 캐나다 빅토리아항까지 장장 40일간 1만 4000km에 달하는 태평양을 무보급으로 횡단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국산 잠수함 역사상 최초의 태평양 횡단이다.

특히 하와이 이후 구간에서는 캐나다 태평양사령부 소속 잠수함 승조원 2명이 직접 편승해, 태평양에서 캐나다 해군 작전사령부와 연합 C4I 통신 호환성과 원양 작전 능력을 완벽히 검증했다.
국산 잠수함의 내밀한 성능을 캐나다 군 수뇌부의 눈앞에서 통째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도산안창호함을 직접 경험한 캐나다 해군 승조원들 사이에서는 "1999년식 혼다 시빅(중고 빅토리아급)을 타다가 신형 테슬라를 처음 탄 충격"이라는 극찬이 터져 나왔다.

이 청장은 "캐나다 해군은 전부터 우리 잠수함의 압도적인 잠항 능력과 최첨단 리튬전지 체계에 호의적이었다"며 "이번 태평양 횡단 자체가 K-잠수함의 기술적 신뢰성을 입증하는 살아있는 명함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 10
26일(한국 시각),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서 열린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톤급) 입항 환영식 이후 진행된 함정공개행사에서 김경률 해군참모총장(맨 왼쪽)과 데이비드 펫첼(David Patchell) 캐나다 태평양사령관(가운데)이 이병일(대령) 도산안창호함장(맨 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대한민국 해군 제공
◇ 검증된 韓 KSS-III 잠수함, 도면 위 잠수함 獨 Type 212 CD

현재 캐나다 CPSP 사업은 대한민국(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과 전통의 잠수함 강국 독일(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캐나다는 2030년대 중반 퇴역하는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해 총 12척의 신형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려 한다.

캐나다 국영 CBC방송등 현지 언론과 안보 전문가들 그리고 캐나다 국방 싱크탱크(CDA연구소) 등은 한국의 '납기 및 검증 우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국은 이미 실전 배치돼 완벽하게 운용 중인 장보고-Ⅲ 플랫폼을 제안한 반면, 독일은 아직 개발 단계이자 도면 위에 존재하는 '타입 212CD'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측은 계약 성사 시 2032년 첫 호선 인도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4척을 우선 인도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0129 HMG_수소생태계
현대차그룹(HMG) 주요 계열사들의 역량을 결합한 종합 수소 솔루션 'HTWO Grid' 생태계. 현대차그룹의 수소 전략은 '청정에너지 국가' 캐나다의 조건과 정확히 맞물린다. 수력·풍력·원자력 등 무탄소 전력이 풍부한 캐나다는 그린수소 생산과 대규모 수소 활용을 동시에 실증할 수 있는 최적지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단순한 차량 연료가 아닌,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산업 플랫폼으로 설계하며 이 환경을 적극 겨냥하고 있다. / 자료=현대차그룹
◇ 막강한 독일·캐나다 군사동맹에 따른 지정학적 열세, '韓, 범정부·대기업 산업협력 패키지'로 뚫는다

그럼에도 승부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이유는 독일이 가진 막강한 '독·캐 지정학적 나토군사동맹'의 강점 때문이다. 지난 70여년간 독일은 캐나다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자 혈맹이다.

독일 정부는 올 2월 캐나다가 비유럽국 최초로 유럽 방산 공동 조달 금융 프로그램(SAFE)에 서명하도록 이끌며 '저금리 조달 카드'를 쥐여줬고, 30년 복합 경제 협력 안을 패키지로 던진 상태다.

이용철 방사청장 역시 이 지점을 가장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이 청장은 "기술과 납기는 우리가 앞서지만, 캐나다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총리실과 국방·조달·산업부 전체가 움직이는 구조"라며 "우리가 지정학적 불리함을 극복할 최종 관건은 캐나다가 가장 중시하는 '산업 협력(Industrial Benefit)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민간 기업들은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한 '안보·산업 복합 패키지 딜'로 맞불을 놓았다.

한화그룹은 캐나다 현지 장갑차 생산 인프라 구축과 철강 투자를, 현대차그룹은 북미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소 연료전지 공급망 및 수소 트럭 도입 카드를 결합해 캐나다 내 유권자 표심을 흔들 대규모 일자리 창출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다음주인 6월 초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급거 방문해 핵심 광물 및 에너지 투자 확약 등 막판 쐐기 돌을 박을 예정이다.

이 방사청장은 빅토리아 입항식을 마치는 대로 오타와로 이동,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인 'CANSEC 2026'에 참석한다. 그는 "공정성 평가 기간이라 공식 접촉은 제한적이지만, 현장에서 캐나다 국방장관 등 내각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이 원하는 추가적인 '가려운 곳'이 어디인지 정확히 읽어내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태평양을 횡단한 초유의 우리 해군의 K-잠수함 태평양 작전이 60조 원짜리 태평양의 기적으로 귀결되며, 마침내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한국의 안보 지형을 바꿀지 그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