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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 안전 꼼꼼히 챙겼는데”, “이번 공사만 끝나면 퇴직하려고 했는데”…서소문 고가 참사 빈소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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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 김홍찬 기자

승인 : 2026. 05. 27. 16:44

사고 전 침하 등 이상 징후 알려져…경찰·노동부 안전조치 여부 조사
영정 앞 발걸음 멈춘 조문객들…복도 곳곳서 낮은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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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고(故) 이채규 박사의 빈소에 소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김태훈 기자
"가슴 아픕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말이 잘 안 나오네요."

27일 오후 2시께 서울 모처 장례식장.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숨진 고(故) 이채규 박사의 빈소에는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성가가 울렸고, 조문객들은 영정 사진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일부는 서로 손을 맞잡은 채 위로했고, 복도 곳곳에서는 사고 당시 상황을 두고 낮은 목소리의 대화가 이어졌다.

고인과 가까운 사이라는 한 조문객은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 현장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문객은 "새벽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허망한 마음"이라고 했다.

한 토목업계 관계자는 고인을 '구조물 안전 문제만큼은 누구보다 꼼꼼하게 보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는 "현장 위험성을 늘 강조해오던 사람이 이런 사고로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빠져나갔다.

고인은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안전진단 작업 도중 발생한 붕괴 사고로 숨졌다. 사고는 오후 2시30분께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현장에서는 새벽 철거 작업 과정에서 구조물 침하 등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당시 현장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 균열 및 침하 징후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작업이 이어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같은 사고로 숨진 현장관리소장 이모씨의 빈소도 서울 모처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 안에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말을 잇지 못한 유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공사 현장 관리소장이었던 이씨는 평생 전국 각지 현장을 떠돌며 가족을 위해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팔도 현장을 다닌 탓에 한 달에 한 번 집에 들르는 '기러기 아빠'의 삶이었다. 특히 사고 당일이 고인의 생일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의 매형 박준행씨(62)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삼형제 중 가장 역할을 하며 살아왔다"며 "어릴 때부터 가족 먹여 살리겠다고 고생만 하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성실했고 자기 몸보다 가족부터 챙기던 사람이었다"며 "평생 현장에서 일만 하다가 이제 좀 쉬나 싶었는데 이렇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사만 끝나면 퇴직하려고 했었다"며 "오늘이 생일인데 이렇게 보내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김태훈 기자
김홍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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