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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 지식재산권 겨냥 통상법 301조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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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5. 31. 14:27

USTR,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 개시…추가 관세 가능성
1분기 대미 무역흑자 548억 달러로 중국·멕시코 추월
베트남 "미국법상 절차"…협의로 대응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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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모조품 판매로 유명한 베트남 호치민시 사이공스퀘어에서 유명 브랜드 의류들의 모조품이 판매되고 있다/호치민시 정리나 특파원
미국 정부가 베트남의 지식재산권(IP) 보호·집행 정책을 겨냥해 통상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새로운 관세나 무역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로, 양국이 1년 가까이 무역협정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9일(현지시간) 1974년 제정된 통상법 301조에 근거해 베트남의 지재권 보호·집행과 관련한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USTR은 앞서 4월 30일 연례 보고서에서 베트남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지재권 보호·집행을 둘러싼 오랜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베트남이 최근 몇 년간 일부 조처에 나섰지만 침해 행위가 미국 혁신가와 창작자의 경쟁력을 계속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는 시점에 나왔다. 미국 통계를 보면 올해 1~3월 미국의 대(對)베트남 무역적자는 548억 달러(약 82조 원)로, 같은 기간 중국·멕시코와의 적자 규모를 웃돌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 축소를 거듭 강조해 왔다.

301조 조사가 실제 관세로 이어진 전례는 트럼프 1기에 있다. 당시 USTR은 중국의 지재권 탈취와 기술이전 강요 관행을 같은 조항으로 조사한 뒤, 연간 수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베트남도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46% 관세를 예고하자 단속에 나섰고, 이 관세는 이후 10%로 낮아졌다. 베트남은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1년째 무역협정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조사가 협상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압박에 베트남은 정면 대응 대신 협의 카드를 택했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 팜 투 항은 30일(현지시간) 301조 조사 개시가 미국 법에 따른 절차라며, 관련 사안을 양측 간 협의와 자문을 통해 다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베트남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요구했고, 지재권 보호·집행 강화는 투명한 투자·기업 환경을 위한 일관된 정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객관적 평가를 요구하는 베트남이 내세우는 근거는 자체 단속 실적이다. 베트남 시장관리 당국은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3306건, 전자상거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599건의 지재권 침해 사례를 적발했고,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는 웹사이트 1200여 곳을 차단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2025년 글로벌혁신지수(GII)에서 베트남이 139개국 가운데 44위에 올랐다는 점도 베트남 측이 제시하는 성과다.

그러나 현장 사정은 베트남의 설명과 거리가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하노이의 한 대형 도매시장에서 위조품이 광범위하게 거래됐고, 정부가 이달 초 단속을 시작했는데도 베트남에서 운영되는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불법 복제 콘텐츠를 계속 내보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국제 로펌 루터의 라이프 슈나이더 대표는 베트남이 지난 10년간 지재권 규제 체계를 현대화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입법이 아니라 이행에 있다고 짚었다. 행정 집행이 들쭉날쭉하고 처벌의 억지력이 약한 데다 온라인 침해가 규제 역량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USTR은 오는 7월 2일까지 이번 사안에 대한 공개 의견을 받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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