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인도 ‘바퀴벌레’ 청년들, 첫 거리로… 교육장관 사퇴 요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07010002240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6. 07. 18:04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온라인 최대 청년운동, 뉴델리서 첫 오프라인 집회
인스타 팔로워 2200만명, 집권 모디 총리 정당의 2배
입시 문제 유출·청년 실업난이 분노 키워
INDIA PROTEST <YONHAP NO-3527> (EPA)
인도 뉴델리에서 6일(현지시간) 열린 바퀴벌레당(CJP) 시위에 참석한 지지자가 시위 도중 손팻말을 들고 있다/EPA 연합뉴스
인도 최대 온라인 청년운동인 '바퀴벌레당(CJP)' 지지자 수백 명이 6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 모여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온라인에서 폭발적으로 번진 운동이 거리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해온 CJP 창립자 아비짓 딥케(30)는 미국에서 귀국해 6일 집회에 직접 참여했다. 소요사태를 우려한 경찰은 델리 국제공항 입국장에 강철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집회는 뉴델리 도심 잔타르 만타르에서 열렸다. 진압복 차림의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종이 바퀴벌레 가면과 유인물을 든 지지자 수백 명이 프라단 장관의 사퇴를 외쳤다. 사퇴 요구는 지난 5월 시험지 유출과 전산 오류 등 입시 비리 논란에서 비롯됐다.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인 우트카르시 라지(16)는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원한다"며 "어떻게 이 나라에서 시험지가 유출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CJP 대변인 아슈토시 란카는 집회를 "청년을 위한 평화 시위"로 규정했다.

◇ '바퀴벌레당'은?
CJP는 지난 5월 중순 출범 이후 약 한 달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2200만명을 끌어모았다. 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12년간 이어진 모디 정부에 대한 인도 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저항으로, 높은 청년 실업률과 반복되는 입시 문제 유출이 동력이 됐다.

운동은 수리야 칸트 대법원장이 5월 법정 심리에서 일부 실업 청년과 비판자들을 "기생충", "바퀴벌레"에 빗댄 것이 계기가 됐다. 칸트 대법원장은 이후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전달됐다고 해명했지만, 좌절한 청년층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보스턴대에서 수학하며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가로 일해온 딥케는 이 모욕을 풍자 정당의 모티프로 삼았다.

CJP는 바퀴벌레를 인내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상징으로 바꿔놓았다. 실업·부패·정치 기능 마비를 풍자한 영상과 밈이 온라인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실업 상태로 온종일 온라인에 매달려 있고 영향력에서 배제된 사람들"이라고 자조하지만, 그 밑에는 보통의 인도인, 특히 청년이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비판이 깔려 있다.

모디 정부는 CJP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자국 내에서 차단했고, CJP는 이에 맞서 델리 법원에 제소했다. 키렌 리지주 내각 장관은 이 단체가 "적국 파키스탄과 반(反)인도 세력"에서 팔로워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주장했다.

APTOPIX India Cockr... <YONHAP NO-4725> (AP Photo/Manish Swarup)
인도 뉴델리에서 6일(현지시간) 바퀴벌레당(CJP) 지지자들이 바퀴벌레 모양의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들어보이며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AP 연합뉴스
◇ 청년 분노는 왜 커졌나
인도에는 15~29세 인구가 약 4억명에 이르지만, 급속한 성장에도 이들을 위한 비농업 일자리 창출은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 도시 청년 실업률은 지난 4월 약 14%였고, 교육받은 청년 상당수가 역량에 못 미치는 저임금·불안정 일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입시 비리가 분노를 키웠다. 지난 5월 당국은 227만명이 응시한 학부 의학 과정 최대 입학시험을 시험 전 문제 유출 정황이 확인되자 취소했다. 같은 달 고교 졸업시험에서도 오류 결과가 발표됐다. 교육은 오랫동안 계층 상승의 통로로 여겨져 온 만큼 충격이 컸다.

◇ 남아시아 정권 무너뜨린 청년운동…모디에게도 부담
CJP는 최근 남아시아를 휩쓴 청년운동과 비교된다.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에서는 청년들이 거리로 나서 정권을 무너뜨렸고, 네팔에서도 소요가 일었다. 다만 이들 시위가 폭력을 동반한 것과 달리 딥케는 자신들의 운동이 폭력을 배격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의 BJP는 동부 서벵골주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입지를 다졌고, BJP와 동맹은 현재 인도 주(州)의 3분의 2에서 집권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 분석가들은 연료 가격 상승과 이란 전쟁발 가스난으로 불만이 확산하는 가운데 CJP의 인기가 모디 총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본다. 인도 인구의 약 65%가 35세 미만인 반면 유력 정치인 다수는 60~70대이며, 모디는 75세다.

반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BJP 지지자들은 이 현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술책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온라인 인기가 거리 동원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급부상한 만큼 빠르게 사그라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BJP는 초기에 이 운동을 온라인 장난이자 정적들의 "사전 모의된 음모"로 규정했으나, 딥케의 귀국과 집회를 포함해 최근에는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