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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란봉투법 후 교섭사건 급증… 현장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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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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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원회에 접수된 노사교섭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노동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까지 접수된 사건은 1만4582건이다. 전년 동기(1만80건) 대비 44.7%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말에는 3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가 될 것 같다. 이런 현상은 지난 3월 노란봉투법(노봉법) 시행으로 예상은 됐었다. 통상적 사건 접수 외에도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 교섭창구 단일화 및 교섭단위 분리 신청 등이 상당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건 급증은 사건처리 장기화로 이어져 구제 적기를 상실할 수 있고, 노동위 행정의 과부하 및 이로 인한 부실 판정 가능성도 커진다.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기간도 늘어지게 될 것이다. 중노위 재심 처리 기간은 2024년 93.8일에서 지난해 114.6일로 늘어났다. 노사 어느 한쪽이 불복해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37일에 이른다. 분쟁 하나에 3년 넘는 시간을 허비하는 구조적 적체는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해치고 노동자의 신속한 권리 구제를 가로막아 상당한 사회적 비용으로 귀결된다.

여기에 더해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뿐 아니라, 경영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근로자는 해고 우려 등 정신적 고통이 배가되는 부작용을 야기한다. 고용노동부가 전국 8개 주요 지청에 중재 역할을 할 노사교섭 지원팀을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노사의 물리적 충돌을 지연시키는 초기 효과는 있겠으나 근본적 병목 현상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노봉법 시행 이후 늘어난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와 교섭창구 단일화 관련 시정 신청들이 다가오는 민노총의 하투(夏鬪)와 결합하면 분쟁의 악순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의 경우 노봉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원하청 노조가 연대해 공동 투쟁에 나설 조짐이다. 완성차인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부품, 철강, 물류를 포함한 그룹 내 노조 38곳이 대상이다. 전체 조합원수는 8만7000여명이나 된다. 카카오 노조의 창사 이래 첫 파업,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갈등 같은 굵직한 사업장의 분쟁 요소가 곳곳에 있다.

정부는 뒤엉킨 노봉법 사건을 처리할 전문 인력의 양적·질적 확대, 심리 일수 강제 제한, 법리 다툼이 정형화된 사건에 대한 서면 심리 위주의 패스트트랙 도입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단순 이익 분쟁 경우 민간 전문가에 의한 조정 및 중재 의무화 같은 방안들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개선 방안에는 공공 부문 인력 증대에 따른 막대한 예산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노동심판 체계의 지연으로 발생하는 산업현장의 혼란과 노사 갈등의 기회비용이 행정 비용보다는 훨씬 클 것이다. 정부가 노봉법 시행에 따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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