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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안 쓰면 뒤쳐질 것 같았다”…출근 전 50분, SKT 직원들이 모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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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6. 06.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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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EBB AX 클럽으로 직원 AI 활용 장려
일반적 사내 교육보다 자율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
참가자 대부분 "AI 친숙해졌다"며 호평
비개발 직군에서도 AI 활용 확대하는 사내 분위기 조성
사진2.EBB AX Club
10일 오전 SK텔레콤의 사내 프로그램 EBB AX 클럽에 참여한 직원들이 AI 실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SK텔레콤
미국 팝가수 라나 델 레이의 노래가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SK텔레콤 사옥 지하 2층. 출근 직후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직원 30여 명이 삼삼오오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이들의 시선은 서로가 아닌 화면 속 인공지능(AI)에 향해 있었다. 누군가는 챗GPT에 질문을 던졌고, 누군가는 클로드와 제미나이의 답변을 비교했다.

10일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EBB AX 클럽' 현장을 찾았다. 일반적인 사내 교육처럼 강사의 설명을 듣고 필기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직원들은 각자 익숙한 AI 도구를 활용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직원들은 사내에서 제공하는 AI 툴 뿐만 아니라 로컬 망을 활용해 각자 구독하는 AI LLM 모델 등도 다채롭게 활용했다.

이날 현장에는 오프라인 참가자 34명과 온라인 참가자 50명 등 총 84명이 참여했다. 회사의 조식 복지 제도인 EBB(Early Bird Breakfast)와 연계해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출근 전 50분 동안 실제 업무와 유사한 AI 미션을 수행하는 실전형 교육이다. 운영진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모닝 레이브(Morning Rave)' 콘셉트를 접목해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 조식과 함께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올해 3월 출범 이후 지난 5월까지 총 8회 운영됐고, 누적 220여 명이 참여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실무에도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AI로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며 AI 활용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조직 전반의 AI 전환을 주도하는 것이다. 보통 젊은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만, 20대에서 40대 이상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임직원이 모두 참여한다는 후문이다.

사진3.EBB AX Club
이날 프로그램에는 약 30명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도 50여명이 참석했다. /SK텔레콤
이날 과제는 웹페이지와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흩어진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참가자들은 AI를 활용해 정보를 찾고 정리했다. 문제를 공유받은 기자도 풀어보려 했지만 AI를 활용하지 않고는 여러 페이지를 오가며 정보를 정리하기 쉽지 않았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수준의 AI 에이전트로도 수집 가능한 정보가 있었지만, 유료 구독 모델을 활용해야 구체적인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줬다.

한 참가자는 클로드에 질문을 던지자 해결할 수 있는 질문들과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을 내놔 재검색을 시작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챗 GPT에 같은 문제를 입력하며 결과를 비교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1등을 차지한 참가자는 사내망에서 쓸 수 있는 에이닷 비즈 내 GPT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해 20분도 채 되지 않아 답안을 제출했다. 문제와 맥락을 한 번에 입력한 뒤 AI가 정리한 결과를 검수했다고 설명했다. 운영진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의 문제 해결 시간이 꾸준히 짧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5.EBB AX Club
EBB AX 클럽에 참여한 직원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LLM을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
경영전략실 그로스(Growth)팀의 김수지 매니저도 빠른 시간 내에 과제를 해결했다. 출범 초기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번이 7번째라는 그는 "100% 문과생이라 처음에는 AI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며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정말 뒤처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는데, 참여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EBB AX 클럽에서 경험한 엑셀 코파일럿 활용법을 실제 업무에도 적용하고 있고, 이제는 웹개발도 스스로 하면서 여러 AI 툴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목원 T서비스기획2팀 매니저도 클로드와 GPT를 번갈아 실행하며 답안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AI를 어떤 업무에 써야 하는지 직접 시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OCR이나 자료 정리 같은 업무는 이미 실무에서 활용하고 있고, AI가 잘하는 영역과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영역을 구분하는 감도 여기서 얻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EBB AX 클럽이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회사 전체의 AI 전환 흐름을 보여주는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최 매니저는 "발표 자료를 AI로 만드는 동료들도 많고, 회의록 정리는 이미 일상적인 업무 방식이 됐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 역시 "작년보다 올해 AI 활용 분위기가 훨씬 강해졌다"며 "반복 업무는 AI에 맡기고 사람은 판단과 검증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AX클럽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문제도 직접 구성하는 신성한 AI보드(Board) 매니저는 "AI를 안쓰던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차다"며 "부담스러워하던 비개발 직군에서 1등도 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매일 하나씩 배운다고 말할 때 기획의도가 통한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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