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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코스피 양봉 대신 태극전사…여의도가 한투를 주목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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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6. 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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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앞에서 열린 월드컵 응원전 /박이삭 기자
"여의도 한복판에서 월드컵 응원전을?!"

12일 개막한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적다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나 봅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이 본사 사옥에 설치한 초대형 전광판인 'KIS SQUARE'로 진행된 체코전 경기는 약 40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여의도에서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며 응원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들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은 몰랐는데요. 오전 11시라는 애매한 시간대임에도 본사 앞마당에만 어림잡아 2000여명의 시민이 모였고, 길 건너편 인도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춘 채 한국투자증권의 전광판을 응시했죠.

인근 빌딩의 외부 계단에도 전광판에 눈길을 쏟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심지어 한국투자증권 사옥 정면에 있는 더현대 백화점에서도 이 광경을 볼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동여의도 지역이 한투를 주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를 보며 또 다른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습니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전·후반 22분마다 3분씩 휴식을 취하는 새 규칙을 도입했는데요. 스포츠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간광고 유치 목적의 상업적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요즘 증권사들이 유튜브·포털·TV·라디오를 가리지 않고 광고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도 이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경기가 멈춘 순간 전광판에는 투자은행(IB)부터 종합투자계좌(IMA), 인공지능(AI) 등 한국투자증권의 각 사업을 소개하는 감각적인 영상들이 나왔습니다. 현장에 모인 수천명의 눈동자가 고스란히 그 광고로 향했습니다. '숫자 너머 이야기를 키우다', '가능성을 가치로', '경계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시작합니다' 등 한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카피들이 연달아 화면을 채웠습니다. 문득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 타임이라는 미국 슈퍼볼의 중간광고를 현지에서 보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습니다.

금융사들은 매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광고를 쏟아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중을 몰입시킨 사례는 드문 것 같습니다.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난 여의도 직장인들에게는 잠시 숨을 돌리는 축제였고,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대규모로 자사 브랜드를 강렬하게 노출한 기회였습니다. 전광판을 활용한 중계 자체는 다른 대기업도 흔히 진행하는 프로모션입니다. 다만 이번 시도가 유의미한 건 경기 규칙 변화를 자사 핵심 사업 노출의 기회로 삼은 점이었습니다.

또 재미있는 점은 여의도에서 빨간색이 가지는 의미가 이번 중계와 맞물렸다는 겁니다. 증권가에서 빨간색은 주가 상승을 상징합니다. 코스피 8000을 향하는 빨간 양봉 대신, 태극전사들의 붉은 유니폼으로 채워진 전광판은 이색적이었습니다. 상승을 염원하는 증권사의 기운과 승리를 열망하는 팬들의 염원이 빨간색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로 연결된 듯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월드컵 응원전을 이용한 새로운 광고 시도가 고객 유입에 더한 수익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열망으로도 읽혔습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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