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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제3차 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 선거 관련 조형물이 있다. /연합 |
선관위의 무능과 기강해이가 상상을 넘는 수준이며, 구조를 바꾸는 수준의 대수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 관리가 이 지경까지 추락한 데에는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선거 전문가' 조영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국회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무를 둘러싼 선관위와 공무원 조직의 균열상이 뚜렷한데도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정부와 국회가 방관해 왔다고 한다. 조 교수는 한국에서 '선거 사무'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소수의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선거를 전문 분야로 하더라도 상당수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 등 '선거 제도'를 연구한다고 한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직후 5개월간 선거 실무자들을 두루 만났다는 조 교수는 당시 이미 현행 선거 관리 체제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한다. 선관위는 조직의 이익을 우선시해 외연 확장에만 집중해 본연의 임무인 선거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선관위가 비상근 위원이 9명 중 8명인 기형적 구조인 데다 공무원들에게 선거 현장 업무를 강제로 떠맡겨 돌아가는 방식이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 갈등이 이미 터져 나오고 있었다. 당시 조 교수는 이런 결론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선관위에 제출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선거 사무의 위임과 관련) 소송을 제기한 게 몇 년 전이지만 이해관계자끼리 모인 적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관위원장·사무총장이 국무총리실이나 행정안전부 장관 혹은 공무원 노조를 만나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얘기한 적은 있는가"라고도 했다. 특히 다른 부처보다도 전국 공무원을 관할하는 행안부는 적극적으로 선관위와 소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공무원 동원 시 보상 현실화, 공무원들이 느끼는 선거 민원의 두려움, 일선 공무원에게 민원 대응을 미루는 선관위 행태가 일찍부터 논의가 됐어야 했다. 공무원 노조는 수년 전부터 이런 문제를 제기하며 해결을 요구해 왔다.
국회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선관위의 구조적 문제를 고쳐야 한다는 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각 정당 지도부가 선거 때마다 사실상 '심판' 역할을 하는 선관위 눈치를 본 측면이 강하다. 조 교수의 말대로 이 문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닌, 일반적인 국가의 책무에 속한다. 정부와 국회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선거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데 제 역할을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