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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양대노총 기자회견에서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 정년 연장 수혜자가 1명 증가할 때 청년 고용은 0.2명 감소한다.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경합이 벌어지는'제로섬 구조'인 셈이다. 주요 기업들은 인력 고령화에 따른 인건비 팽창을 통제하기 위해 신규 채용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이 만성화되면 경제 전반의 활동력이 저하되고 인적 자본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년 고용 악화는 단순한 실업을 넘어 국가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구조적으로 꺾는 핵심 요인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숙련된 인적 자본을 연장 활용하고 노령층의 소득 단절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은 정년 연장의 명확한 장점이다. 그러나 부작용은 더 가혹하며 부작용을 끼치는 범위가 훨씬 넓어지게 된다. 실제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당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을 대폭 줄이면서 청년 실업률이 치솟은 '고용 절벽' 사태를 겪었다. 또한 지불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선 정년 연장 대신 조기 퇴직을 종용하거나 비정규직을 늘려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경우도 많았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근속연수에 비례해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 비중이 높다. 경직된 임금 체계를 유지한 채 법정 정년만 늘리는 것은 기업에 막대한 고정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기업의 신규 고용 여력을 고갈시켜 청년층의 진입 기회를 원천 차단한다. 나아가 연장 혜택이 특정 대기업 정규직에만 집중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킨다. 지금도 문제가 되는 노동시장에서의 양극화가 더 공고화된다는 뜻이다. 특히 구조 개편이 누락된 일방적 정년 연장은 경제 생태계를 더욱 부실하게 만든다.
정년 연장은 정치 논리로 밀어붙일 사안이 절대 아니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전제로 한 정밀한 상생(相生) 설계가 동반돼야 한다. 직무급제 전환을 전제로 한 퇴직 후 재고용, 연공서열식 고임금 구조 개선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기업이 정년 연장을 할 경우 상응하는 청년 신규 채용을 의무화하고, 이와 연동된 세제 지원 등도 검토할 만하다. 고용은 자본의 논리와 수급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정밀한 계산 없이 정책을 강행하면 구조적 모순만 더 커진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은 결국 청년들의 활발한 경제 활동에서 나온다. 기성세대의 고용 연장보다 청년 세대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