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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상임위 독차지 엄포, 민생과 무슨 관련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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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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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명분 아래 법사위는 물론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제 관련 상임위도 넘겨받겠다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이재명 정부 2년차 국정운영과 민생안정을 위해 책임 있는 여당이 법사위를 맡아야 한다"며 "야당이 국회 파행을 지속하면 국민의힘이 맡았던 경제 관련 상임위 회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경제위·정무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제 관련 상임위도 빼앗아 올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이 진심이라면 (여당은) 먼저 법사위원장직부터 포기하라"며 "경제·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여당이 위원장인)국토교통위 등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는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다수 의석을 앞세운 여당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부터 야당 몫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선 협상 결렬 시 의석수 우위인 민주당이 이르면 18일 본회의를 단독 소집해 18개 상임위원장 전부를 자당 몫으로 선출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민주당은 2024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때도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18개 상임위를 독식한 전례가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3월 의총에서 "100% 상임위원장은 일하는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고 하겠다"면서 "미국은 1석이라도 많은 정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한다"며 공공연하게 상임위 독식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법사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하겠다는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포석임을 국민은 익히 알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사건들마저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 특검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자면 이 법안을 소관하는 상임위인 법사위부터 장악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힘을 빼기 위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 검찰 개혁 법안을 정 대표 등 강성파가 원하는 대로 처리하기 위해서도 법사위원장 자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이슈가 정작 민생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화 이후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아온 게 오랜 관례였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도 여당이 독주를 멈추고 야당과 협치하라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되돌려주고, 상임위원장도 의석수에 따라 배분하는 게 옳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국회가 20일 가까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칼자루를 쥔 여당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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