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사설] 선관위 비리, 엄정한 국정조사·수사 나서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18010006609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6. 19. 00:01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 및 사의 표명을 한 뒤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
선거관리위원회의 일탈은 이쯤되면 비리 의혹이 아니라 완전한 공직 부패와 다름없다. 1~2회성 단발적 사건들이 아니라 감시 사각지대에서 누적된 도덕적 해이가 곪아 터진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선관위 재직 중 모두 1억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사용, 해외 출장에 최소한 세 차례 배우자를 동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고가 비행기표, 숙박, 식비 등이 다 포함됐다. 더 큰 문제는 선관위가 내부 문서에는 부부 동반을 표기했음에도 외부에 노출되는 보고서에는 기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선관위의 명백한 조직적 은폐다.

헌법기관장의 도덕적 해이는 단순한 예산 낭비 차원에서 머물러 있지 않다. 공직 기강의 붕괴를 알리는 심각한 전조 현상이다. 기강이 무너진 조직의 경우 늘 그래왔을 가능성, 바로 아래 사람과 그 아래 사람도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선관위 내부의 비위는 수뇌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드러나는 낯 뜨거운 비리 형태는 하나하나 꼽기조차 벅차다. 고위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져 수사를 받는 마당임에도 직원들은 몰디브, 코타키나발루, 이탈리아 피렌체 등 유명 휴양지로 외유성 관광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고위 간부의 배우자는 수억원대의 주식 거래를 신고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 선거철만 되면 격무를 피한다며 휴직을 신청하는 '도피성 휴직'이 만연해 있다.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진 부적절한 수의계약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는 선관위의 내부 통제와 자정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한다.

선관위 측은 선관위원장의 배우자 동반 최고급 출장에 대해"헌법기관장의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예우를 고려해 예산을 편성해 운영했던 것"이라고 말하지만 궁색하기 짝이 없다. 국민이 배우자 출장비까지 보태라고 위임한 적이 없고, 예우만 받고 법과 규정은 무시하는 행태까지 용인할 국민도 없다.

선관위가 견제받지 않는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존속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해야 한다. 1~2년에 단 몇 일 실시되는 선거 관리 때문에 수십명의 해외주재원을 유지하는 비효율적 구조도 더 이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과 부패, 무능이 확인됐다. 모두가 엄정한 수사 대상이다. 선관위는 철저하게 선거 관리 실무 중심의 행정 조직으로 전면 재편돼야 한다. 독립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못하도록 엄격한 외부 감사를 의무화해 통제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특히 현직 대법관이나 법관이 각급 선관위원장을 자동으로 겸임함에 따라 실질적 관리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관행적 제도는 즉각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적어도 선관위 사무국은 감사원 등의 감사 대상으로 서둘러 편입시켜야 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