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소송' 재판결과 이해 어려워
"전담판사, 법원 편의에 범위 바뀌어
적용대상 법 지정, 법관 증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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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위원이자 법무법인 문무의 김숙희 변호사(57·사법연수원 39기)는 '소액사건 특성상 이유를 미기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법원의 입장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소액사건 판결문에 판결 이유를 적지 않는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온 인물이다.
그는 "소액사건 판결문 이유 미기재는 민사소송법상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1심 민사본안사건의 60% 이상이 소액사건인 현실을 고려하면 이를 과연 예외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액사건심판법 11조는 '판결서에는 이유를 적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소액사건 상당수가 변호사 선임 없이 당사자가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이른바 '나홀로 소송'이라는 점이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일반 국민에게 이유 없는 판결문은 재판 결과를 납득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안긴다.
김 변호사는 "판결문에 '소액사건심판법 11조의2 3항에 의해 판결 이유를 적지 아니한다'는 문구가 무슨 의미인지 모른 채 찾아오는 의뢰인들이 있다"며 "설명을 듣고는 '그럴 수가 있냐'며 황당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결서에는 민사소송법 208조에도 불구하고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다'라는 규정에 대해서도 "원칙과 예외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민사소송에서는 판결 이유를 기재하는 것이 원칙인데, 소액사건에서는 예외적으로 이유를 생략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예외가 사실상 원칙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판결 이유를 쓰지 않는 것은 법원의 판단 누락으로 항소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가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은 2013년께 한 의뢰인을 만나면서부터다. 1심 소액사건에서 패소한 의뢰인이 항소심 첫 기일에 변론이 종결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며 찾아왔다. 사건을 살펴보니 쟁점이 복잡했음에도 이미 변론이 종결된 상태에서 사실상 다툴 기회가 제한된 채 선고만 남겨두고 있었다. '평생 한이 될 것 같다'는 의뢰인의 말에 사건을 수임해 변론재개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소액사건으로 상고 이유가 없다'며 또다시 기각됐다. 그는 "작은 지역에서 이웃 간 분쟁으로 패소하면 당사자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매우 크다. 의뢰인이 상고이유서를 매일 밤 읽으면서 본인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하나는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고 했다.
소액사건의 소가 기준이 '3000만원 이하'로 설정돼 있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김 변호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법에 영향을 준 독일법에서도 소액사건 기준이 100만원을 넘지 않고 일본도 7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김 변호사는 소가 기준 감축과 더불어 법관 증원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적은 소액사건 전담 판사들만으로는 많은 사건에 일일이 이유 기재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소액사건 대상 범위를 규칙이 아닌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소액사건심판법은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는 민사 사건에 적용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대법원 시행규칙으로 위임하다 보니 사실상 절차와 법관 등 법원의 편의에 의해 기준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규칙이 아닌 법으로 정해 국회가 논의하고 결정함으로써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