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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강진 참사 사망자 920명…실종 5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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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6. 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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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2·7.5 연쇄 강진 이틀째
구조 인력 부족에 주민들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
국제 구조대 속속 투입…유엔 "676만명 피해 가능성"
VENEZUELA EARTHQUAKE <YONHAP NO-7063> (EPA)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멕시코 육군 구조대원과 구조견이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사망자가 이틀 만에 920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5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주민들은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날 정오 기준 이번 지진으로 최소 920명이 숨지고 33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조된 생존자는 243명이며, 이재민도 4000명을 넘어섰다.

민간이 운영하는 온라인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는 5만1000명 이상이 등록돼 있어 인명 피해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일부는 통신 두절이나 중복 신고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은 지난 24일 수도 카라카스 인근 카리브해 연안 모론 서부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불과 39초 뒤 규모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피해가 급격히 커졌다.

전문가들은 진원이 얕은 연쇄 강진이 발생한 것이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구호기관들은 지진 발생 후 48~72시간을 생존자 구조의 결정적인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자 피해 주민들은 구조 장비 부족 속에 망치와 전동 공구 등을 이용해 콘크리트 잔해를 직접 치우며 가족과 이웃을 찾고 있다.

반면 정부는 군 병력과 구조 인력을 대거 투입해 구조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금은 생존자 구조를 위한 결정적인 시간"이라며 라과이라주를 군 통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구조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했다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TV 연설을 통해 전국적으로 1423개 건축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주거시설뿐 아니라 병원과 상업시설도 광범위하게 파손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피해 주민 지원을 위해 200만 회분 이상의 식량을 긴급 배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지진으로 최대 676만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00만명은 수도 카라카스 주민인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적십자사 미주지역 책임자인 로이스 페이스는 "많은 주민들이 여전히 추가 붕괴를 우려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생필품 부족으로 약탈도 발생했다. 공항 인근 카티아 라 마르에서는 주민들이 화장지와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상점으로 몰렸고, 빵과 생수를 배급하는 차량에도 인파가 집중되면서 군이 질서 유지에 나섰다. 구조 현장에서는 오토바이와 차량이 몰리면서 교통 체증이 발생해 구조대가 생존자의 소리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제사회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과 멕시코,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스위스 등에서 파견된 국제 구조 인력 861명이 현장에서 활동 중이며 추가 구조대도 잇따라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도 전 세계 25개 수색·구조팀, 약 1000명의 긴급 구조 인력을 현지로 급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미국의 구조 인력과 구호 장비 지원 계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도 이날 피해 지역인 차카오시를 방문해 위생 마스크 300장과 긴급 의약품, 식료품 등을 전달하며 구호 활동에 동참했다. 해당 물품은 차카오시 재난대책본부를 통해 피해 주민과 구조 현장에 배분될 예정이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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