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디지털 산업 크는데 규제는 제자리… “기술발전 못 따라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01010010804

글자크기

닫기

김민주 기자

승인 : 2026. 06. 30. 18:06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한국인터넷기업협 세미나 개최
법안 반영 19%뿐… 대부분 폐기
기업 입장에선 규제 리스크·압박
산업현실 반영한 '표적치료' 필요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왼쪽 세번째)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왼쪽 네번째)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왼쪽 여섯번째)이 30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디지털 산업을 위한 입법 품질 혁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김민주 기자
디지털 산업이 우리나라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규제 입법은 여전히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정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규제 법안을 쏟아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입법영향평가와 실증 기반의 정교한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산업은 2023년 기준 총매출 1261조원을 기록하며 전체 산업 매출의 14.5%를 차지하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플랫폼과 AI, 데이터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입법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규제 체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이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개최한 '디지털 산업을 위한 입법 품질 혁신: 입법 진단과 제도 개선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디지털 산업은 필요한 법안이 많아 최근 국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입법 논의가 이뤄지는 분야"라면서도 "사업 분야를 예측하기도 어려운데 규제부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산업인 만큼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신속하면서도 내용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국민을 보호하면서도 산업 발전을 함께 이룰 수 있는 입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5년간 디지털 산업 규제 입법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평가된 디지털 산업 관련 법안은 총 865건에 달하지만, 5년간 평균 입법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에 25.3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평가 결과가 실제 법안에 반영된 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또 관련 법안의 80% 이상은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만 별도로 평가한 결과 역시 평균 26.1점으로 낮았다. 김민호 교수는 "디지털 산업은 기술 변화가 빠른데도 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규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통과되지도 않을 법안이 계속 발의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리스크이자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교수는 "언론 기사가 나오면 규제 법안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먼저 지켜보고, 해결이 어려울 때 공적 규제가 개입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규제 입법의 양적 확대보다 품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회의원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양적 성과주의가 디지털 분야 입법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감정 해소용 입법이나 과도하게 빠른 입법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암을 진단하지 않고 수술할 수 없는 것처럼 규제도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표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위험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최소 침해 원칙에 따라 규제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우리나라 법은 대부분 조사와 제재를 전제로 설계돼 기업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부처가 동일한 사안을 반복 조사하는 중복 규제를 줄이고, 파편화된 규제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궁극적으로는 산업 현실과 우리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