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가능한 사랑'으로 베니스 초청 노려
자생력 되찾아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 이어가야 해
|
8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처럼 겉으로 보여진 것과 달리, 넷플릭스가 실속은 제대로 챙겼다는 게 많은 이들의 중론이다. '휴민트'와 '프로젝트Y' 등 극장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수준급의 완성도와 재미를 갖춘 한국 영화들의 방영 판권을 자신들의 기준에서는 싼 값에 구입한 뒤, 국내외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방식으로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계의 몇 안되는 '미다스의 손'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휴민트'는 지난 4월 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지 닷새만에 110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제작비 230억원이 투입됐으나 극장에서 198만명을 동원하는데 머물렀던 대작이 개봉 49일만에 플랫폼을 옮겨 재평가를 받은 것이다. 한소희와 전종서를 투톱으로 앞세운 여성 버디물 '프로젝트Y'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상영 당시 관객수 14만명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4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마자 국내 영화 부문 주간 1위를 꿰찼다.
한 영화 제작자는 "'휴민트'는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에서 발생한 손실을 전액 보전해주는 수준의 방영 판권료를 투자사에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적자를 본 처지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었을 것"이라며 "홀드백(영화가 극장 개봉 후 OTT 등 다른 플랫폼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을 일정 기간 막는 제도) 문제의 해법과도 깊이 관련돼 있으므로, 배급사·극장·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지난 5월 발족한 민관협의체가 홀드백 해법을 모색중으로, 오는 8월까지 결론을 내려 한다"며 "극장 상영 후 6개월의 홀드백 기간을 강제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9월 발의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돠면 중소 배급사들은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 자금난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등 여러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어, 당사자들이 조금씩 양보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
이 중 관심을 모으는 건 '거장' 이창동 감독이 연출 지휘봉을 잡고 배우 설경구·전도연·조인성·조여정이 출연한 '가능한 사랑'의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초청 여부다. 경제적으로 대조적인 형편의 두 부부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영화제 출품이 끝난 상태에서 막바지 후반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은 국내 모 투자·배급사와 이견을 보여 넷플릭스와 손잡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는 9월 베니스에서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최초 공개)가 이뤄질 경우 국내 영화팬들 사이에서 '도대체 우리나라 투자·배급사들은 뭐하고 있었나'란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이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와의 동행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문제는 협력이든 경쟁이든 대등한 관계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영화산업이 자생력을 되찾고 인프라를 복구해야 한다"면서 "극장에서 볼 만한 한국 영화들이 계속 제작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에 기초한 500억~1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 조성과 여기에 따른 세제 혜택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