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관세·中 공세로 '삼중고' 직면
가격경쟁력 위해 북미 공급망 추진
8.5조 루이지애나 제철소 중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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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위기 속에서 현대제철은 약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과 재무 안정성,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인물이 김광평 기획재경본부장(CFO) 겸 부사장이다.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에게 단순한 재무 관리자를 넘어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이끄는 '전략형 CFO'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김광평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현대건설에서 재경사업부장과 경영관리실장, 재무관리실장 등을 역임하며 대규모 프로젝트 자금 운용과 투자 리스크 관리 경험을 쌓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전략기획본부와 재경본부를 통합한 기획재경본부를 신설하고 그를 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철강 시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재무 건전성, 전략기획을 아우를 적임자로 김 부사장을 발탁했다.
◇재무 안정성 바탕으로 8조5000억원 투자
현대제철의 재무 여력은 국내 철강업계에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사측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4593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2983억원)보다 7%증가했고, 부채비율은 76.6%를 기록했다. 유동비율도 156.4%로 지난해 말보다 3.7%포인트 개선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비핵심 자산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현대스틸파이프와 현대IFC 등 수익성이 낮은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며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흐름 확보에 나섰다.
그의 최대 과제는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다. 현대제철은 연산 27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해 202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는 9월 기공식을 목표로 사업 추진도 본격화되고 있다.
투자 방식도 주목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포스코와 합작법인 '현대-포스코 루이지애나 LLC'를 설립했다. 지분은 현대제철 50%, 현대차 15%, 기아 15%, 포스코 20%로 구성됐다. 자기자본과 외부 차입을 병행해 투자 부담을 분산하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실적설명회에서 "당사 지분 기준 투자금은 약 15억 달러 규모이며 2028년 투자 완료 시점까지 내부 창출 현금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밝히며 재무 부담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철강사 CFO의 역할이 원가 절감과 차입금 관리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수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관세 대응 넘어 북미 공급망 재편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단순한 관세 대응 생산기지를 넘어 현대제철의 사업 구조를 바꿀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을 미국으로 수출했지만 50%의 철강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격 경쟁력 유지가 어려워졌다. 이에 미국 현지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향후 미국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강판은 일반 열연강판이나 후판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북미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김 부사장의 앞에는 미국 투자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 국내 철강 수요 부진, 미국 보호무역 강화, 전기로 중심 생산체계 전환 등 복합적인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역시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관세 대응을 넘어 북미 자동차·철강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가 향후 현대제철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철강사 CFO가 원가를 관리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수조원 규모의 글로벌 공급망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시대"라며 "김 CFO의 성과 역시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본격적으로 자동차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