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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공기관 경영평가, 보고서 경연대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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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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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박병일 기획취재부 부장
매년 6월이면 공공기관들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평가 결과가 기관 성과급과 대외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결과를 받아든 공공기관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좋든 싫든 다음 경평을 걱정하며 머리를 싸맨다. 결과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지만, 기관들이 정부를 상대로 이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평가 결과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는 평가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공공기관의 경평에 대한 피로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올해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결과 역시 현장의 피로감과 불만을 키웠다. 표면적으로는 기관 종합평가 결과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무리 없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들이 비공식적으로는 불만을 갖는 것은 세부 항목 지표 결과다. 대다수 기관이 전년 대비 한 단계씩 하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이번에 별도로 진행된 기관장 평가 역시 변별력이 부족해 보였다는 점도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기관장 평가의 경우 평가위원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비계량 항목 비중이 67%에 달하다 보니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의문을 갖게 하기 충분해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평가 지표의 불확실성과 지속 가능한 평가 기준의 부재다. 정권이 바뀌는 것은 물론 매년 평가 기준이 크게 달라지니 공공기관들이 '맞춤형 평가 전략'을 짜는 데만 집중하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실질적인 성과보다 평가위원들의 입맛에 맞춘 보고서를 만드는 데 많은 행정력이 투입되는 것이 현실이다. 경평 준비는 '좋은 보고서를 만들기'가 핵심 과제가 된 셈이다.

평가에 참여했었던 인사들조차 평가위원의 현장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지적하곤 한다. 해당 산업과 현장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평가위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기관을 평가하니, 보고서의 완성도와 외형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특성이 상이한 공공기관에 동일한 잣대로 평가지표를 적용하는 문제, 평가 세부 지표가 각종 이해관계자의 입김에 따라 지나치게 세분화된 점도 평가를 위한 평가를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견제하고 책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평가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비효율이 누적되고 본말이 전도된 평가 방식은 변화가 필요하다. 평가지표를 대폭 단순화하고 현장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을 엄격히 선발해, 최소 몇 년 동안은 일관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기관이 스스로 문제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경평의 목적은 잘 만든 보고서를 고르는 데 있지 않다.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 기관을 가려내고, 부족한 기관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데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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