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사안, 학교에서 직접 가르쳐고 다양한 의견 나눠야"
논쟁성·시의성·안정성 담은 12·13·14조 두고 현장과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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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는 23일 부산 아바니 센트럴에서 학생·학부모·교육관계자·일반 국민 등이 참여하는 현장토론회를 열어 '학교시민교육 기본 원칙(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고등학생 중 '민주주의 체제가 권위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명제를 믿는 학생이 51%에 불과했다"며 "진영 간 대립과 갈등, 허위 정보, 혐오와 차별, 극단주의 주장이 무분별하게 교실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침묵하면 그 공백은 유튜브, 숏폼, 뉴스 댓글로 채워진다"는 것이 문제의식이다.
이에 국교위는 지난해 12월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7개월간 논의, 독일 '보이텔스바흐 원칙'을 벤치마킹한 3장 14개 조 원칙안을 내놓았다.
현장에서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대목은 제3장 12·13·14조다. 제12조 '명확성과 논쟁성'은 견해가 갈리는 사안을 교사가 중립성을 유지하며 논쟁성 자체를 학습 기회로 삼도록 했다. 한국교총은 의견서에서 "특정 정당·정파 지지 금지 명문화가 필수적"이라며 "가장 논쟁적이고 해석 여지가 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13조 '시의성의 원칙'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영역의 시의성 있는 사안을 교육활동 주제로 다룬다'는 조항에는 "학교가 뉴스센터인가"라며 가장 강하게 반발했다. "누가 주제를 선정할지 검토가 우선"이라며 "학교를 정파적 갈등의 전쟁터로 만들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제14조 '안전성의 원칙' 역시 구체적 보호 장치 없이는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립성 기준, 민원 대응 보호 장치가 없으면 교육 활동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차 위원장은 이런 우려에 "시의성 있는 교재가 효과가 높기 때문에 논쟁이 되는 것"이라며 "묻어둔다고 갈등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교사 지도 아래 안전하게 논쟁하며 해소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답했다.
◇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교육활동상의 중립 의미"…현장에선 "부담"
현장 질의에서도 교사의 법적 책임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차 위원장은 "민사·형사·행정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싶어도 그건 법률사항"이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보호받는 방식이 현실적이고, 훈령으로 제도화하면 규범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교총의 지적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교총은 "제5조가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규정했지만 선언적 의미에 머물러 법적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차 위원장은 "정치적 중립성은 교사 개인의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교육활동상의 중립을 말하는 것"이라며 "교사가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아이들의 의견을 이끌어내고 견해 차이를 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이 이견의 존재를 아는 것 자체가 성숙해가는 과정이며,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고 대화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원단체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의 혐오·역사왜곡 표현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교사 1109명·청소년 1636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결과, 교사 10명 중 9명(89.3%) 가까이가 "학교에서 혐오·역사왜곡 표현 접했다"고 답했다. 특히 교사 10명 중 7명은 "정치적 중립 논란이 우려돼 지도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교총의 조사에서는 학생 혐오 표현의 원인으로 '역사·인권 교육 부재'를 꼽은 교원이 4%에 그친 반면, 'SNS 등 부적절한 표현의 일상화'가 37%로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쟁점은 '가르치면 줄어드는가, 가르치는 방식 자체가 갈등을 만드는가'다. 국교위는 오는 31일까지 온라인 국민의견수렴을 이어가며, 12·13·14조가 어떻게 다듬어지느냐가 이 문제 해소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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