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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대로] 1주택 실거주자, ‘보유세 강화’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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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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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진훈
설진훈 논설위원
"보유세 강화를 양도소득세 강화와 함께 시행하는 것은 집 가진 중산층을 독 안에 가두어 두고 몽둥이로 패는 것과 같은 꼴이죠.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보유세 보상 심리로 다수의 주택 소유자가 매매나 전월세 호가를 인상하면 집값은 더 오르게 됩니다. 보유세를 올리더라도 1주택 실거주자는 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대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방침을 공개적으로 피력하자 부동산시장과 정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이 같은 평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강화하되, 가격·실거주·지역 등을 고려한 차등 세제 도입을 예고했다. 반면 많은 전문가들이 요구했던 양도세 등 거래세 인하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공급확대에 대해서는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2차 부동산정책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잇단 규제책에도 매매가와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막기 위해서는 시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가 특히 신경을 써야 할 4대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째, 초고가주택을 제외한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는 주택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을 중심으로 기본공제, 중부담, 초고가 그룹 등 3개 구간으로 나눠 종부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재 종부세가 면제되는 기본공제 그룹은 인별로 합산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1주택자는 12억원, 다주택자는 9억원 미만이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을 반영해 기본공제선 12억원을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올바른 방향이다.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그룹 사이에 위치하는 중부담 그룹도 현재 수준에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반면 초고가 그룹은 과표구간 세분화나 세율 인상을 통해 과세강도를 높이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초고가 기준을 시가 30억~50억원 선으로 검토 중이지만 최소한 40억원은 넘기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이 대통령도 "지방에서 보면 30억원은 무지하게 비싼 집이지만 서울에서는 30억원을 중과한다고 하면 엄청난 조세저항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둘째,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거래세는 인하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살지 않으면서 가지고만 있는 주택에도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맞는 방향이지만 문재인 정부 때처럼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인상하면 매물 잠김과 세금전가 효과 때문에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르는 부작용을 이미 경험했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 등에게 퇴로를 마련해 준다는 측면에서 양도세 한시 감면 조치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가 부활된 5월 이전 집을 판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때 20~30%에 달하는 중과세율을 모두 면제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신규분양 주택의 중도금이나 잔금대출 등에 대한 대출 규제는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뛰는 집값과 전월세 가격을 동시에 잡을 근본적인 처방은 역시 신규 공급 확대인데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면 신규공급에 나설 주택건설업체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약 당시에는 잔금대출 등이 가능했는데 제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대출이 막힌다면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마침 이 대통령도 대토론회에서 보완책 마련을 지시한 만큼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가 은행 대출한도 소진으로 잔금 대출이 막혔다는 수원의 한 입주예정자 호소에 이 대통령은 "정책이 바뀌었다고 이렇게 만들면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넷째, 정부가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거주용 또는 주거용 주택'의 범위를 좀 더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 앞으로 '실거주'라는 용어를 '거주용 또는 주거용'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날 종부세를 실거주, 비주거 구분 없이 보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직장 때문에 잠깐 집을 옮기거나 아이들 교육, 병원 때문에 잠깐 집을 비우는 경우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실거주 여부보다 주택보유 목적이 거주용이냐 투자용이냐에 따라 혜택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본인이 주거용이라신고했지만 세준 집의 임대차계약 때문에 몇 년간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도 혜택을 줄 것인지 등 복잡한 문제들이 많을 것이다.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애매할 수 있다.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설진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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