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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눈사태, 14좌 최단기 완등 니르말 푸르자 등 10명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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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8. 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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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피크 조난 이틀 만에 전원 사망 확인… 시신 4구 수습
원정 업체 "세계는 가장 위대한 산악인 중 한 명을 잃었다"
넷플릭스 다큐 주인공 니르말 푸르자… 2019년 189일 만에 14좌 완등
NEPAL-CLIMBERS/AVALANCHE <YONHAP NO-0332> (REUTERS)
지난 2019년 10월 히말라야 14좌를 6개월 만에 등반하는 데 성공한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가 네팔 카트만두 공항으로 입국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파키스탄 브로드피크에서 눈사태에 휩쓸린 등반대 10명이 전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고봉 14좌를 189일 만에 모두 오른 네팔 출신 영국 산악인 니르말 님스다이 푸르자(43)가 이끌던 원정대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원정 업체 엘리트엑스페드는 전날 "세계는 가장 위대한 산악인 가운데 한 명을 잃었다"며 눈사태로 원정대 대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눈사태에 휩쓸린 등반대는 4개 팀으로 나뉜 다국적 원정대였다. 파키스탄 알파인클럽에 따르면 네팔인 5명과 파키스탄·오만·미국·중국 국적 등반가, 국적이 공개되지 않은 외국인 1명으로 구성됐다. 지역 행정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0일 새벽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가 오전 9시께 해발 6600m 부근에서 연락이 끊겼다. 눈사태가 났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그날 저녁이었고, 수색은 이튿날 아침에야 시작됐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금까지 시신 4구를 수습했다. 나머지 6구는 아직 산에 남아 있다. 지난달 31일 수습된 3명은 네팔인 가이드 푸르 바하두르 구룽, 미국인 맬러리 가이스, 오만 여성으로는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나디라 알하르티로, 현지 경찰은 알하르티의 유해가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옮겨졌고 나머지 두 사람의 시신은 길기트발티스탄 중심 도시 스카르두의 병원에 안치돼 있다고 밝혔다.

아야즈 아메드 시그리 파키스탄 알파인클럽 사무총장은 1일 네 번째로 수습된 시신이 푸르자라고 밝혔고,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이르판 아르샤드 칸 파키스탄 알파인클럽 회장은 산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여러 나라 등반가를 잃은 것은 세계 산악계에 가늠할 수 없는 손실이라며, 군과 민간 구조대·셰르파들의 수색 활동에 사의를 표했다. 파키스탄 북부에서는 눈사태와 낙빙·낙석, 고산의 급변하는 날씨 탓에 등반 사고가 잦다.

푸르자는 고산 등반의 기록을 여러 차례 새로 쓴 인물이다. 2019년 8000m급 14개 봉우리를 189일 만에 모두 올라, 고(故) 김창호 대장이 세운 종전 최단 기록 7년 10개월 6일을 크게 앞당겼다. 이 기록은 2023년 다시 깨졌다. 2021년에는 네팔인 산악인 9명과 함께 세계 2위 고봉 K2를 겨울에 처음으로 올랐고, 14좌 도전을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14좌 정복: 불가능은 없다'가 같은 해 공개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처음부터 산악인은 아니었다. 네팔 서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10대에 영국군 구르카 여단에 입대했고, 이후 해병대 특수부대(SBS)에서 극한 한랭지 작전 요원으로 복무했다. 16년 만에 군을 떠난 뒤에는 집을 다시 담보로 잡혀 14좌 도전 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2019년 AF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등반이 네팔 산악인들에게 조명이 비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셰르파를 비롯한 네팔인 가이드들은 히말라야 등반 산업을 떠받치면서도 외국인 등반가만큼 주목받지 못해 왔다.

명성이 커지면서 논란도 따라붙었다. 가이드와 보조 산소, 고정로프에 의존하고 베이스캠프 사이를 헬기로 이동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24년에는 여성 산악인 2명이 그로부터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푸르자는 이를 부인했다.

푸르자는 브로드피크 등반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산소통 없이 14좌를 두 차례 완등한 첫 인물이 되는 데 가까워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브로드피크, 나는 오직 안전한 등정과 하산만을 청한다"고 썼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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