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사설] 코레일 통합, 방만 경영·기득권 지키기 안 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803010000623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8. 04. 0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양대 고속철도인 KTX와 SRT 열차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에스알(SR)의 기업결합이 최종 승인됐다. /연합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철도공사(KTX)와 수서고속철도(SRT)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다음 달부터 국내 고속철도가 다시 단일 운영체제로 돌아간다. 2016년 수서발 고속철 개통으로 시작된 10년간의 복수 사업자 체제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3년간 기존 KTX 요금을 SRT 수준으로 10% 인하하고, 좌석과 운행 횟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결합이 국민 편익 증진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 통합 성과는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경영 지표로 입증돼야 한다.

SRT 출범 당시 국토교통부는 철도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코레일의 막대한 부채와 만성 적자의 핵심 원인으로 '독점 구조로 인한 비효율성'을 지목했다. 거대한 공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방만한 경영과 나태한 조직 문화, 기득권 유지 등의 부정적 결과로 나타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통합은 과거의 독점 체제로 회귀하는 조치다. 경쟁 압력이 사라진 거대 공기업이 방만 경영과 서비스 질 저하라는 과거의 폐단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경쟁자 없는 시장에서 인력과 조직을 그대로 둔 채 안주한다면 적자는 더 불어날 수밖에 없고, 부담은 결국 운임 인상이나 국민 세금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노사 모두 통합을 조직과 인력을 지키는 방편으로 삼으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하며, 방만한 관행이 관습처럼 굳어진다면 통합 취지를 역행하는 일이다.

정부와 코레일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먼저 요금을 낮추고 좌석을 늘리겠다는 약속이 매년 수치로 확인되도록 해야 한다. 3년 이행 기간이 끝난 뒤에 슬그머니 운임을 올리거나 공급을 줄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방만 경영의 온상이 되기 쉬운 대규모 공기업의 인력·조직 구조부터 손질해 재무 건전성을 스스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예매 시스템과 마일리지 제도 통합 과정에서 승객 불편과 안전관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의 감독 및 관리 기능이 더 중요해진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운임과 서비스 수준, 재무 상태 같은 경영 자료를 주기적으로 정확하게 내놓고 국민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쟁 체제가 사라진 자리를 정부의 감시와 공개된 정보로 메우지 못하면, 통합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메꾸게 된다. 감시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독립적 외부 기관의 객관적 평가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그만큼 철도는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독점 시장으로 복귀한 코레일과 이를 승인한 정부의 책무는 더욱 무거워졌다. 방만 경영과 기득권 지키기, 공기업의 느슨한 업무 관행, 서비스 질 저하라는 과거 폐단을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코레일이 실질적인 경영 혁신과 효율적 운영으로 국민 신뢰를 얻기를 기대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