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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오만, 호르무즈 항로 좌표 합의…60일 재개방안, 이란 통제권 문턱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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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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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부 "공동성명 최종 검토"…트럼프 "48시간 내 알게 될 것"
호르무즈 진입선 이란 인접·출항선 오만 인접 항로
미국·해운업계 강제 통행료 반대...후티, 사우디 유조선 공격·유가, 보합
IRAN-TEHRAN-FOREIGN MINISTRY-PRESS CONFERENCE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신화·연합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통항로 좌표에 합의하고 공동성명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8시간 이내에 알게 될 것"이라며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이번 합의가 완전한 해협 재개방을 의미하지 않으며, 미국의 이란 항만 해상 봉쇄가 계속되는 한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란의 선박 통제 범위와 수수료 부과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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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들이 3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 앞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이란·오만, 두 달 협상 끝 호르무즈 해협 항로 좌표 합의…공동성명 최종 조율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과 오만이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했으며 주요 합의점을 담은 공동성명은 검토·작성의 최종 단계라고 밝혔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양국이 지난 두 달 동안 안전한 상선 통항로를 협의했고, 이란 관계 기관이 기술·법률·안보·환경 문제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이란을 겨냥한 위협이 계속되는 만큼 양국 합의만으로 선박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정 제3자가 방해하지 않는다면" 합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조기 타결 가능성을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녹화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곧 열릴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이란은 매우 강력한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밤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들에게 "48시간 이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오만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미국이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조만간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최근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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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5월 4일(현지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에서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표시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이동 상황을 보여주는 대형 화면 앞에 서 있다. 모하마드 샤피쿨 이슬람 선장은 115일 동안 걸프 해역 공해상에 고립된 채 밤하늘을 밝히는 미사일을 지켜보며 선원들의 식량과 물을 배급했다. 51세의 방글라데시 선원인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뒤 AFP통신에 "31명의 생명과 4000만달러짜리 선박, 820만달러 상당의 화물을 책임지고 있어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AFP·연합
◇ 호르무즈 진입선 이란 인접·출항선 오만 인접…임시 항로 60일·2~4개월안 병존

외신이 전한 초안은 페르시아만 진입 선박이 이란 해안 인근 항로를 이용하고 출항 선박은 오만 인근 항로를 이용하는 구조다. 이란은 이를 통해 페르시아만 진입 선박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반면 가리바바디 차관은 진입·출항 선박 모두 일부 구간에서 이란 영해를 지나도록 설계됐다며 이번 합의가 지난 60년과 다른 새로운 운항 체계로 완전한 재개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IRNA가 보도했다.

임시 항로의 운용 기간도 출처별로 다르게 제시됐다. WSJ는 초안의 유효기간을 60일로 전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항로가 2~4개월 동안 운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협상 내용을 보고받은 지역 관리 2명은 양국 협상단이 초안을 마무리하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협상은 앞서 무너진 합의를 복원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란과 미국은 지난 6월 17일 휴전을 연장하고 선박 통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합의는 통행료 없이 선박 통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이란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종전 협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평가했다.

그러나 양측은 선박 운항 항로와 해협 통제권을 놓고 충돌했고, 선박 공격과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합의가 붕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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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을 쓴 이란 여성이 3일(현지시간) 테헤란 도심 엥겔라브 광장의 반미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EPA·연합
◇ 이란 통제권·수수료 놓고 미·이란 대립…해운 8개 단체 의무 통행료 반대

가장 큰 쟁점은 이란의 통제 범위와 선박 비용이다. 이란은 화물 가격의 5~7%를 요구하고 오만은 약 3%를 논의하고 있다고 이란 고위 소식통이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은 이란이 선박 통행을 승인하거나 의무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진입 선박에 대한 이란의 권한이 인정되면 전쟁 이후 역내 힘의 균형이 이란에 유리하게 이동하는 중대한 양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체마다 초안의 비용 구조는 엇갈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들이 통행료 대신 환경 보호와 선박 보안·인력 운영을 위한 서비스 수수료(service fee)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수입은 이란과 오만이 절반씩 나누는 방안이다.

미국 관리는 이란 측 설명이 "부정확하다"며 임시 항로에 이란의 승인·허가나 통행료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반면 WSJ는 초안이 통행료와 서비스 수수료를 금지하지만, 이란이 보안과 수색·구조 비용을 위한 자발적 지급을 받는 것은 금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는 명칭과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비용에 반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국제해운회의소(ICS)·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세계해운협의회(WSC) 등 8개 해운단체는 유엔과 국제해사기구(IMO)에 의무 통행료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비용 부과가 다른 해상 요충지로 확산돼 국제 해운과 교역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만도 IMO에 의무 통행료 반대 입장을 전달했지만, 안전·보안·환경 서비스를 위한 자발적 분담금에는 열린 태도를 보였다.
앞서 이란은 비정기적으로 항차당 최대 200만달러(28억4700만원)를 요구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YEMEN-CRISIS/SAUDI-TANKERS
한 선박이 7월 23일(현지시간) 예멘 아덴항 앞바다를 지나고 있다. 이란 연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힌 뒤에도 이 해역의 선박 통행은 계속됐다./로이터·연합
◇ 브렌트유 79.45달러 보합…미 원유 재고 증가·이란 국영석유사 계좌 동결

협상 진전 기대 속에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9센트(0.11%) 오른 배럴당 79.45달러(11만3097원)를 기록했다.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5센트(0.73%) 내린 75.22달러(10만7076원)에 마감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협상 진전 보도로 5% 하락해 7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아래에서 마감했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는 가격 상승을 제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상업용 원유 재고는 250만 배럴 증가한 4억7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시장은 15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국제유가 분석업체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의도 과거 합의처럼 불안정해 보이며 이전 합의들이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란 에너지 산업의 재정 압박도 드러났다. 이란 산업광물은행은 부채 증가를 이유로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의 계좌를 동결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전했다. 이란 국가개발기금(NDF)의 메흐디 가잔파리 의장은 아자데간 유전 개발 지연으로 NIOC가 기금에 진 170억달러(24조1995억원)를 유전 수익으로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이란, 미국 재공격 시 걸프 에너지시설 보복 경고…후티, 사우디 유조선 공격 주장

외교 협상과 별도로 군사적 위협은 계속됐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이란 기반시설을 다시 공격하면 걸프 지역의 미국 자산과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카타르 외무장관과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란 당국자는 공격 대상에 정유시설과 전력망, 수자원 시설, 교통망, 유전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행동을 미루고 협상과 휴전을 추진하도록 요청했다.
동시에 사우디는 자국 영토가 공격받으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카타르와 오만도 미국에 협상 재개와 추가 충돌 방지를 촉구했다.

해상 운송 위험은 홍해와 아덴만으로도 확산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 얀부 연안의 사우디 유조선 와파호와 아덴만의 데이지호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확인은 나오지 않았다. 얀부는 사우디가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옮긴 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수출하는 핵심 항구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관련 선박의 통항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 담당 국장은 합의가 일시적 교전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미국과 이란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후의 충돌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WSJ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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