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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배터리에 내린 ‘단비’…함께 키워야 할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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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8. 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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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내 생산 배터리에 세액공제
정책 지원 확대 긍정적…한숨 돌려
중국 초격차 기술력 잠식 경계해야
민관, 공동 노력 통해 경쟁력 제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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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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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아시아투데이 산업2부 기자
정부가 국내 생산 배터리에 세액공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BYD와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가 이끄는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이어 국내에서도 생산량에 연계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투자와 생산을 이어갈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에 이번 제도는 의미가 있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미국에는 보조금이 있지만, 정작 국내 생산에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기지를 지키기 위한 정책적 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K-배터리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요원하다. 특히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한 CATL과 BYD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배터리 등을 통해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장기간 지원 속에서 구축한 거대한 내수 시장과 공급망 등은 국내 기업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4월 '2026 북경모터쇼' 취재 현장에서도 이 같은 초격차 기술력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분 만에 수백㎞를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 한층 진화한 배터리 셀과 플랫폼 기술을 직접 마주하자 '중국은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기술 시연이 끝날 때마다 쏟아지는 박수는 중국 배터리 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 공세를 더욱 확대해, 유럽은 물론 동남아와 중동, 남미시장까지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늘고, 중국 배터리의 존재감은 갈수록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 기술과 가격을 동시에 갖춘 위협적인 경쟁자로 성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분명 '단비'다. 하지만 단비만으로 메마른 땅이 비옥해지지는 않는다.

정부 역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연구개발, 차세대 배터리, 소재부품장비, 재활용 산업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중국 등 경쟁국들이 수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산업을 키운 만큼 우리 역시 장기적 산업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한번 잃어버린 점유율을 되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 역시 정부 지원에만 안주해서는 안된다. 전고체 배터리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은 물론 제조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글로벌 완성차와의 협력 확대 등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배터리 산업은 반도체와 함께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산업이다. 정부는 산업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기업은 그 토양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막아내기 어렵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적 방향은 정부와 기업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다. 그것이 K-배터리가 다시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일 것이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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