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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핵전략 변화 시사… 대비책에 역량 집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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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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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 정책차관. /AFP·연합
북한의 핵 위협이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실전 배치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미국의 핵전략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규모 파괴력을 지닌 전략핵 중심의 억지 구상에서 벗어나, 실제 전장에서 사용 가능한 소형·저위력 전술핵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최근 전략사령부(STRATCOM) 확장 억제 심포지엄에서 소형 전술핵을 언급하며 '합리적 핵옵션' 보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이다.

미국의 전략 수정은 기존 확장억제의 빈틈을 메우는 현실적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주한미군과 한국 주요 시설에 선제 핵 타격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거대 전략핵은 사용의 경직성으로 억지력을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미국의 전술핵 운용 확대는 대북 억지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노골화하는 북·중·러의 군사적 밀착에 맞서는 강력한 균형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략적 전환은 한반도 안보에 위협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전술핵 비중 확대는 '핵무기는 억지용'이라는 오랜 명제를 깨는 것이다. 실제 사용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미국의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되거나 상시 순환 배치될 경우, 한반도는 미·중·러 강대국 간 핵전쟁의 최전선 성격의 지역으로 전환된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외교적 명분은 소멸하며, 북한의 핵 고도화를 정당화하는 구실을 제공할 수도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이 동북아를 군비 경쟁 속으로 몰아넣을 개연성도 있다.

정부는 중차대한 안보 지형의 격변기 가능성 앞에서 상황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미국이 핵전략을 수정한다면 초기 단계부터 핵심 국익을 철저히 확보하도록 외교·국방 채널을 총동원해야 한다. 현재 가동 중인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권한을 격상시켜 실질적 논의를 하는 등의 실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공유 체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술핵의 기획과 운용 과정에 한국이 실효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술핵이 한반도 주변에 전개될 경우, 우리의 동의 없는 자의적 사용을 통제할 안전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정부는 동맹 관계를 굳건히 유지하되, 최악의 안보 공백에 대비한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등 잠재적 핵 능력을 갖추는 방안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냉혹한 국제 정치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다층적 대비책 마련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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