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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서의 도쿄시선] 사람이 부족한 일본, 일자리가 부족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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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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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극심한 인력난으로
노동시장을 외국인 등으로 대폭 확대
한국도 인구구조 변화로
조만간 日같은 인력 부족 겪을 것
한국 청년의 일본 진출
인력 수급 해소 방안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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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서 일본 슈메이대학교 교수
일본에서 25년 넘게 살며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편의점을 드나들었지만 얼마 전 처음 보는 장면과 마주했다. 근처 편의점 계산대에서 장애가 있는 직원이 자연스럽게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산도 능숙했고 손님들도 아무렇지 않게 물건을 사고 나갔다. 그 순간 '일본도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본은 장애인 고용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장애인이 일하는 모습 자체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메인 계산대를 맡는 모습은 예전에는 흔치 않았다. 그만큼 지금 일본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함께 일해야 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쿄를 걷다 보면 이런 변화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편의점과 음식점, 호텔, 드럭스토어, 물류회사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직원 모집', '아르바이트 급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제는 구인 광고가 없는 가게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이런 구인난을 반영하여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 됐다. 편의점에서 계산을 하고, 식당에서 주문을 받고, 호텔 프런트에서 손님을 맞는 외국인 직원들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257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사람은 여전히 부족하다.

얼마 전에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알아본 적이 있다.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현재 일본인 도우미는 배정이 어렵습니다. 필리핀 출신 직원만 가능합니다." 청소와 돌봄 분야에서도 일본인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외국인에게 의존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답변이었다.

사람이 부족하니 임금도 오른다. 일본은 올해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시간당 1176엔으로 인상하는 기준안을 제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는 오히려 한국보다 가파르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임금을 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인력난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오랫동안 누적되면서 일할 사람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일본은 여성과 고령자, 외국인, 장애인까지 노동시장으로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기업들도 더 이상 "누구를 뽑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와줄까"를 걱정하는 시대를 맞았다.

이 모습을 보며 한국의 미래를 떠올리게 된다. 지금 한국에서는 청년들의 취업난 이야기가 신문 지면을 계속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구조를 보면 한국 역시 머지않아 일본과 같은 인력 부족 사회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의료와 돌봄은 물론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도 이미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청년들은 이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조건 일본으로 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몇 년씩 취업 준비만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청년들의 교육 수준과 업무 능력은 일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어와 일정한 전문성을 갖춘다면 관광과 호텔, 유통, 교육, 정보기술, 무역, 돌봄 등 한국인들이 활약할 수 있는 분야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물론 일본도 달라져야 한다. 외국인을 단순히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는 값싼 대체 인력으로만 바라봐서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 함께 살아갈 이웃이자 동료로 받아들이고, 언어교육과 생활 지원, 경력 개발까지 책임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일본의 인력난도 장기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자리가 없다"는 말이 들리고, 일본에서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들린다. 서로 정반대의 고민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두 나라의 해답은 서로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찾는 일본과 새로운 기회를 찾는 한국 청년들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사회. 저출산 시대를 살아가는 한일 양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다음 과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

송원서 (일본 슈메이대학교 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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