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뮷즈' 연매출 413억…문화기관 핵심 수익사업으로 성장 공연도 개막 전부터 굿즈 마케팅…팬덤 소비가 시장 키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정 에디션 굿즈 국가유산진흥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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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한정 에디션 굿즈. /국가유산진흥원
박물관 문화상품이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공연은 개막 전부터 굿즈 팝업으로 관객을 먼저 만난다. 한때 관람 기념품에 머물렀던 굿즈가 이제는 문화예술계의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유산과 공연 콘텐츠를 일상 소비재로 재해석한 상품이 흥행하면서 기관 운영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관객은 작품의 감동을 일상으로 이어가는 소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박물관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표 사례는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뮷즈 매출은 413억 원으로 전년보다 94.8% 증가했다. 2021년 65억 원 수준이던 연매출은 문화유산을 생활용품과 디자인 상품으로 재해석한 문화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 속 취객을 활용한 '취객선비 변색잔'은 술을 따르면 얼굴이 붉게 변하는 아이디어로 6만 개 이상 판매됐고,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누적 판매량 6만 개를 돌파했으며 BTS RM의 소장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상반기 뮷즈 매출은 2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 증가하며 이미 2024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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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최근에는 K팝과의 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블랙핑크 데뷔 10주년을 맞아 대한제국 '황후 예복(적의원본)'의 꿩 문양과 이화문에서 영감을 받은 '블랙핑크 헤리티지 컬렉션'을 선보였다. 우리 문화유산을 글로벌 아티스트의 브랜드 정체성과 결합한 사례로, 문화상품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을 활용한 상품도 성장세다. 국가유산진흥원의 문화상품 브랜드 'K-헤리티지'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약 9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온라인몰과 인천국제공항 판매장이 성장을 이끌었고,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기간에는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기획상품이 호응을 얻으며 행사장 상품관이 닷새 만에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
굿즈는 문화기관의 새로운 재원으로도 주목받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품 구입 예산이 수년째 40억 원 안팎에 머물고, 최근에는 관람료 유료화 논의까지 이어질 만큼 재원 확보가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상품 사업은 전시와 교육 등 문화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재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붙임1. 상품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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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헤리티지 컬렉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공연계에서도 굿즈는 공연의 경험을 확장하는 콘텐츠이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프로그램북과 OST 중심이던 공연 MD(머천다이즈)는 에코백과 의류, 향수, 디퓨저 등 일상용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굿즈 자체가 공연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면서 공연을 보기 전부터 작품을 소비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팬덤 소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인증 문화가 맞물리면서 굿즈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3일 한국 초연을 앞둔 뮤지컬 '겨울왕국'도 굿즈를 앞세운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열린 팝업 '프로즌 서머(Frozen Summer)'에는 약 1만5000명이 찾았다. 미공개 포토카드와 한정판 MD, 해외 오리지널 굿즈를 선보였고, 작품 속 얼음왕국을 구현한 체험 공간도 마련해 공연 개막 전부터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공연보다 먼저 작품의 세계관을 체험하고 굿즈를 구매하는 소비 방식이 새로운 마케팅 모델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1) 뮤지컬 겨울왕국 팝업 현장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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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겨울왕국' 팝업 현장 모습. /에스앤코
굿즈 시장은 전문 축제가 열릴 만큼 외연을 넓히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9월 12∼13일 광화문 일대에서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 2026'을 개최한다. 지난해 약 2만 명이 찾은 데 이어 올해는 공연·영화·출판·디자인 등 5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팬들이 직접 희귀 소장품과 팬메이드 굿즈를 선보이는 '팬 부스'도 처음 마련한다. 단순한 판매 행사를 넘어 창작자와 팬, 관객이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 축제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은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굿즈를 매개로 작품과 창작자를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한 축제"라며 "올해는 팬덤 문화와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로 외연을 넓혀 누구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