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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뷰티 업계 관계자를 만나면 종종 나누는 말이다.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업계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번지고 있다. 열기가 뜨거운 만큼 식는 속도도 빠를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어서다. 2010년대 중반에도 한국 화장품이 한 차례 전성기를 맞았다가 빠르게 꺾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신흥 K-뷰티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불안감이 감지된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한 뷰티기업조차 CEO가 매주 회의를 열어 임직원들에게 실적 개선을 강하게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선두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읽힌다.
K-뷰티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10년대 중반 중국에서 한류를 등에 업고 한국 화장품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사드 사태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여기에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과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맞물리면서 중국과 면세점에 의존했던 성장 공식이 무너졌다. K-뷰티라는 산업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기업과 브랜드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실제로 브랜드가 뜨는 속도만큼 지는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틱톡에서 특정 성분이나 제품이 인기를 끌면 수많은 유사 제품이 순식간에 등장하고, 소비자는 더 좋은 제품이나 새로운 유행을 찾아 손쉽게 이동한다. 과거 BB크림과 마스크팩이 K-뷰티를 대표했던 시절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당시 세계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렸던 브랜드 중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같은 존재감을 유지하는 곳은 많지 않다. 오늘의 베스트셀러가 내년에도 베스트셀러라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M&A(인수합병) 붐도 변수다. K-뷰티가 뜨면서 좋은 브랜드를 사려는 자본이 몰리고 있고, 브랜드 몸값도 함께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M&A가 성장 엔진이지만, 몇 년 뒤에는 '비싸게 산 K-뷰티 브랜드의 청구서'가 돌아올 수도 있다. 인수 이후에도 브랜드의 정체성과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뷰티의 가장 큰 위기는 어쩌면 지금의 성공일지도 모른다. 잘 나갈 때는 모든 브랜드가 경쟁력이 있어 보이고 모든 투자가 성장 투자처럼 보이지만, 유행이 한 차례 지나간 뒤에도 소비자의 화장대에 남아 있을 브랜드가 얼마나 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지금의 K-뷰티가 또 한 번의 '열풍'으로 끝날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가 더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