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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장부 ‘0원’ 美 법인에 투자 지속…‘BAL0891’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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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8.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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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R&D 자회사에 상반기 15억원 추가 출자
'퍼스트인클래스' 정조준…임상 1상 진행 중
해외 기업과 비밀유지계약…임상 데이터 지속 공유
후기 임상비 부담…"내년 상반기 기술이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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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미국 연구개발(R&D) 자회사에 올해 상반기 약 15억원을 추가로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투자주식 장부가액이 이미 0원이고 이번 추가 출자액마저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됐지만, 미국에서 임상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을 지속하기 위해 자금 투입을 이어갔다. 적자와 현금 유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약 임상 성과를 기술이전 등 사업화 결실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올해 상반기 미국 연구 자회사인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에 약 15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여기에 임직원 주식보상비용 약 2145만원까지 종속기업 투자주식으로 계상했지만, 해당 자회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이면서 투자주식 전액이 손상차손 처리됐다. 신라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별도재무제표상 장부금액은 0원인 셈이다.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대응과 미국 임상을 총괄하는 R&D 법인이다. 순손실은 약 70억원, 자산은 21억200만원 규모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재무제표상 투자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신라젠이 추가 자금을 투입한 것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 'BAL0891'의 임상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BAL0891은 신라젠의 파이프라인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신약 후보물질이다. 암세포의 분열과 증식에 관여하는 두 단백질 TTK와 PLK1을 동시에 억제해 암세포의 사멸을 이끄는 기전으로, 두 표적을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억제 기전 항암제는 아직 승인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과 급성골수성백혈병(혈액암)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난치성 암종인 삼중음성유방암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해당 치료제 시장은 향후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젠은 지난 2022년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BAL0891을 도입하면서 기술이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권리 관계를 단순화했다. 당시 특허와 권리는 개발사인 네덜란드 크로스파이어와 바실리아가 나눠 보유하고 있었지만, 신라젠이 약 35억원을 들여 이를 추가로 확보했다. 향후 기술이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권리 관계가 정리됐고, 임상 단계에서 발생하는 계약상 지급 부담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가 됐다.

임상에서 초기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해외 기업과의 기술이전 논의도 이미 진행 중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중간 결과를 공개한 후 해외 기업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포스터는 기존보다 진전된 임상 데이터인 만큼 이미 진행 중인 논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무적 부담은 과제다.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18억원, 순손실은 10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91억원 적자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10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07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누적 결손금은 5008억원으로 늘었다. 유동비율 1268%, 부채비율 6.6%로 당장의 재무적 유동성 압박은 크지 않지만, 임상이 확대될수록 연구개발비 증가에 따른 현금 소진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기업과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해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기술이전 목표는 연내로 잡고 있지만, 현실적인 시점은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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