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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지방소멸 韓日기획] 日대표 쌀산지 야마가타서 韓쌀농업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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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9. 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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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논을 유전으로"…버리던 쌀겨까지 돈으로 만든 77년 기업 쌀기름 원료는 '쌀겨'…사료·비료·화장품·잉크·크레용까지 산와유지 "농가 수익 높여야 논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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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마가타현 덴도시에 있는 산와유지 본사 공장. 산와유지는 현미를 도정할 때 나오는 쌀겨를 원료로 쌀기름과 사료·비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지난 7월 27일 오후 일본 야마가타현 덴도시 산와유지 본사 공장. 공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볶은 쌀과 비슷한 고소한 냄새가 났다. 생산라인 앞에는 현미를 깎을 때 나오는 갈색 쌀겨가 놓여 있었다. 이날 현장을 안내한 미야시타 준페이 산와유지 영업부 계장은 흔한 오해부터 바로잡았다.

"쌀기름이라고 하면 쌀 자체에서 기름을 짜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원료는 쌀이 아닙니다. 현미를 정미할 때 깎여 나오는 쌀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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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와유지의 미야시타 준페이 영업부 계장이 종이팩에 담긴 쌀기름 제품을 들어 보이며 제품 특징과 제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밥상에 오르는 흰쌀만 보면 쌀겨는 버려지는 찌꺼기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는 쌀겨가 새로운 산업의 출발점이다. 산와유지는 일본산 쌀겨에서 기름을 추출해 쌀기름을 생산한다. 이날 미야시타 계장은 작은 용기에 담긴 쌀기름을 직접 맛보라고 권했다. 기름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었다. 이어 기쿠치 신이치 본사공장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따라가자 압력을 이용해 쌀겨에서 기름을 짜내는 공정이 이어졌다. 특별 압착제품에는 정미 뒤 약 3일 이내의 신선한 쌀겨를 엄선해 쓴다는 설명도 나왔다.

생산 현장을 책임지는 기쿠치 신이치 산와유지 본사공장장은 쌀기름의 경쟁력은 원료의 신선도와 제조공정에서 갈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장 안의 압착설비를 가리키며 "이곳에서는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압력으로 쌀겨에서 기름을 짜낸다"며 "원료도 엄선해 정미한 지 3일 이내의 신선한 쌀겨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품을 쓰지 않는 압착방식을 일종의 '로테크놀로지'라고 표현하면서도 "쌀겨처럼 고운 가루에서 기름을 짜내는 것은 쉽지 않아 자체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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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와유지 본사에 전시된 쌀기름 정제 과정별 견본. 왼쪽부터 탈색유, 저온 처리한 기름, 탈취유, 최종 쌀기름으로 정제 과정을 거치면서 색과 상태가 달라진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이 회사의 진짜 경쟁력은 기름을 짜고 난 뒤부터 드러났다. 미야시타 계장은 생산과정에서 나온 여러 부산물을 가리키며 "이것들은 폐기물이 아니다"고 했다. 기름을 뺀 쌀겨는 가축 사료와 비료가 된다.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성분 일부는 화장품 원료로, 산화된 기름은 잉크 원료로 보낸다. 쌀겨에서 얻은 왁스는 크레용 원료로도 활용한다.

회사가 이런 사업을 시작한 것은 최근 유행하는 'ESG'나 'SDGs'라는 말을 내걸어서가 아니다. 미야시타 계장은 "70년 넘게 '버리면 아깝다. 다른 데 쓸 수 없을까'를 계속 생각하다 보니 버리는 것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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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와유지 공장에서 쌀기름 원료인 쌀겨가 생산설비 안에서 처리되고 있다. 산와유지는 쌀겨에서 기름을 추출한 뒤 남은 부산물도 사료와 비료 등으로 다시 활용한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먹을 수 없던 부산물을 다시 음식으로 돌리는 기술도 개발했다. 대표제품이 쌀겨를 증기로 볶아 분말로 만든 '하이 브레프(High Bref)'다. 기름을 짜고 남은 쌀겨를 식품으로 가공한 것으로 식이섬유 등이 들어 있다. 대형 편의점 체인의 저탄수화물 빵에도 사용된다. 기자가 현장에서 가루를 맛보자 미야시타 계장은 "설탕을 넣지 않아도 약간의 단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쌀겨의 순환은 다시 논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쌀기름 공장의 폐수를 미생물로 정화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을 발효시킨 뒤 기름을 짠 쌀겨와 섞어 유기질 비료를 만든다. 그 비료로 다시 벼를 키우고, 수확한 쌀에서 나온 쌀겨로 다시 기름을 짜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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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와유지 본사 공장의 쌀기름 포장 생산라인. 완성된 쌀기름 제품이 종이팩에 담겨 자동화 설비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산와유지가 내건 말은 선명했다. "수전을 유전으로(水田を油田に)." 논을 석유가 나오는 유전처럼 새로운 부가가치를 계속 만들어내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미야시타 계장은 아시아투데이의 "한국도 일본처럼 쌀 소비 감소와 농민 고령화, 후계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는 질문에 "이런 시도가 문제 해결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고령화 때문에 농사를 그만두거나 후계자가 없는 경우가 있다"며 "쌀만 파는 것이 아니라 쌀겨도 가치 있게 팔 수 있도록 해 농가의 이익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산와유지가 직면한 문제도 농촌의 쇠퇴였다. 논이 줄면 쌀겨도 줄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싶어도 현재는 일본 국내 수요를 충당하는 데 필요한 원료 확보 자체가 과제가 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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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와유지 연구개발 현장에서 직원이 쌀기름과 쌀겨 관련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산와유지는 쌀기름을 짜고 남은 쌀겨를 식품·사료·비료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인구감소 시대 농업의 답을 반드시 더 많은 쌀을 생산하는 데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산와유지는 이미 생산한 쌀 한 톨에서 버려지는 부분을 줄이고, 쌀겨에 기름·식품·사료·비료라는 가치를 거듭 입히고 있었다. 농촌에서 사라지던 '찌꺼기'를 돈으로 바꾸는 것. 야마가타가 보여준 또 하나의 지방 생존법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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