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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불꽃 쏘아 올린 한화… 26년 만에 재계 5위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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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9. 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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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삼성·대우조선 잇단 인수
11조 자산 13배 늘며 150조원 돌파
美 조선·우주까지 사업 영토 확장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밤하늘에 한화의 22번째 불꽃이 올랐다. 첫 불꽃축제가 열린 2000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외환위기 구조조정을 마치고 그룹 재건에 나서던 시기였다. 이후 김 회장은 대한생명과 삼성의 방산·화학 계열사,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추진하며 금융·방산·우주·조선으로 사업을 넓혔다. 26년 전 11조4300억원이던 그룹 자산은 올해 149조6050억원으로 13배 넘게 불어났고 한화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재계 5위에 올라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총 130억원을 투입했다. 현장 관람객은 100만여 명이었고 한화TV 등 온라인 생중계 조회수는 268만회, 최고 동시접속자는 26만명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올해 축제를 앞두고 "한화가 하늘 위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하늘을 보는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이기에 그 행복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2000년 시작된 행사는 9·11 테러와 북한 핵실험, 신종플루, 코로나19 등으로 다섯 차례 열리지 못했지만 26년째 이어지고 있다.

불꽃축제가 처음 열린 2000년 한화는 외환위기 구조조정을 막 마친 상태였다. 외환위기 당시 그룹 부채비율이 1200%까지 치솟자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에 3조원에 매각하고 한화기계 일부 사업도 독일 FAG에 넘겼다. 1997년 말 32개였던 계열사는 2000년 말 24개로 줄었고 1999년 말 부채비율은 197%까지 낮아졌다. 당시 그룹 자산은 11조4300억원이었다.

구조조정을 마친 김 회장은 M&A를 앞세워 다시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02년 자산 26조1000억원 규모의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사업을 키웠다. 당시 대한생명의 자산은 한화그룹 전체 자산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였다. 대한생명은 2012년 한화생명으로 이름을 바꿨고 현재 그룹 금융 계열사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 삼성과의 '빅딜'은 한화의 방산사업을 크게 바꿨다. 한화는 약 2조원을 들여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의 사업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으로 이어졌다. 2023년에는 2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하고 한화오션을 출범시켰다. 기존 육상·항공 방산에 잠수함과 수상함을 더하면서 해양방산까지 사업을 넓혔다.

M&A로 품은 방산과 조선 계열사들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 기준 매출 26조6078억원, 영업이익 3조3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약 37조2000억원에 달했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해외 수주가 늘면서 2024년 별도 기준 방산 수출액은 처음으로 내수를 넘어섰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매출 12조6884억원, 영업이익 1조1091억원을 올렸다.

한화는 2024년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조선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현지에서 상선을 건조하고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벌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을 맡아 발사체 제작과 발사 운용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 한화의 공정자산은 149조6050억원으로 첫 불꽃축제가 열린 2000년 11조4300억원의 약 13.1배가 됐다. 국내 계열사도 같은 기간 24개에서 116개로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대기업집단 순위에서는 지난해 7위에서 두 계단 뛰어 롯데와 포스코를 제치고 삼성, SK, 현대자동차, LG에 이어 5위에 올랐다. 한화가 국내 5대 그룹에 이름을 올린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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