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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넘어 액션·스릴러·사극까지,..‘숏드’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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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9. 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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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방송 제작사까지 뛰어들면서 콘텐츠 확장
시청 습관 변화 속 제작 경험 축적
새 IP·배우 실험 무대로 주목
유재석, 하하
유재석(왼쪽)·하하가 MBC '놀면 뭐하니?'에서 숏폼드라마 '동생이 훔친 내 여자를 다시 뺏기로 했다'의 제작 과정을 선보였다./MBC
몇 분이면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난다. 숏드라마가 짧게 소비하는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드라마 형식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영화·방송 제작사까지 뛰어들면서 짧은 러닝타임에 맞춘 이야기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콘텐츠 제작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쇼박스는 지난 3일 숏드라마 전문 레이블 '쇼바이트'를 출범하고 연말까지 약 20편을 선보일 계획이다. MBC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감독, 하하 작가, 주우재 조감독이 만든 숏폼 드라마 '동생이 훔친 내 여자를 다시 뺏기로 했다' 제작 과정을 예능 안에서 풀어냈다. NCT 제노·재민도 '와인드업'에 출연했고, 서울드라마어워즈는 5년 만에 숏폼 부문을 다시 마련해 올해 10개국 49편을 받는다.

이처럼 숏 드라마를 둘러싼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형식 자체가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세로형 화면과 짧은 에피소드를 앞세운 작품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다만 지금은 '짧다'는 특징보다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가 더 중요해졌다. 초기 로맨스와 자극적인 설정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액션·스릴러·사극 등으로 장르도 넓어졌다.

장르가 넓어지면서 이야기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드라마가 인물과 관계를 설명하며 갈등을 쌓아간다면 숏드라마는 시작부터 사건을 던지고 인물의 목적을 빠르게 보여줘야 한다. 몇 분 안에 갈등과 반전,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까지 넣어야 해 긴 설명과 주변 서사는 줄어든다. 대신 장면 하나와 대사 한마디가 더 많은 역할을 한다. 초반 몇 초 안에 시선을 붙잡지 못하면 바로 다음 콘텐츠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긴 드라마에서 한 회 말미에 등장하던 클리프행어가 숏드라마에서는 몇 분마다 반복되는 셈이다.

이런 문법이 자리 잡은 데에는 시청 습관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TV 앞에서 한 시간을 보내기보다 이동 중이나 빈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여러 편을 이어 보는 방식이 익숙해졌다. 시청자가 짧은 호흡에 익숙해진 만큼 제작자도 초반부터 상황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인다.

제노 재민 '와인드업'
NCT 멤버 제노·재민이 숏폼드라마 '와인드업'에 출연했다./SM
기존 영화·방송 제작사들이 지금 숏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짧은 영상에 익숙한 이용자가 충분히 쌓였고, 제작 현장에서도 여러 작품을 거치며 숏드라마에 맞는 경험이 축적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이미 짧은 영상에 익숙해졌고 제작사들도 로맨스 중심이던 초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서사를 실험하고 있다"면서 "장편보다 빠르게 새로운 IP와 배우, 소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제작사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특징은 숏드라마를 새로운 시도를 위한 공간으로도 만든다. 긴 호흡의 작품보다 부담을 낮춰 새로운 소재를 시험할 수 있고, 신인 배우나 낯선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수월하다. 짧은 시간 안에 콘셉트와 캐릭터를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짧다는 형식이 곧 경쟁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빠른 전개와 강한 반전에만 기대다 보면 비슷한 설정이 반복되거나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충분히 쌓지 못할 수 있다. 결국 '얼마나 짧은가'보다 그 안에서 인물과 사건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기존 드라마보다 제작 부담을 낮추면서 새로운 소재와 배우, IP의 시장성을 빠르게 시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결국 영화, 방송 제작사의 진입은 숏드라마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IP를 발굴하고 확장하는 콘텐츠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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