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미중 국빈 만찬, 헤드테이블 채운 미 빅테크와 초청 명단에서 빠진 중국 기업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25010009063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9. 25. 12:19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붉은 카펫·식탁보·양초로 꾸민 만찬장…1972년 '평화의 건배' 와인 재등장
젠슨 황·머스크, 트럼프·시진핑과 헤드테이블…참석자 130여명 중 중국 기업인 '0명'
트럼프, 흰머리수리 조각상 선물
TOPSHOT-US-CHINA-DIPLOMACY-TRUMP-X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국빈 만찬에 앞서 노스 포르티코(북쪽 현관) 계단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 주석은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국빈 만찬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등 미국 빅테크·재계 인사를 포함해 13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에서 붉은색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반영해 꾸민 만찬장에서 두 정상은 미·중 우의를 강조했지만, 백악관이 공개한 초청 명단에 중국 기업인은 한 명도 없었다.

USA CHINA 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오른쪽)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노스 포르티코(북쪽 현관)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 두번째)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EPA·연합
◇ 미 AI·반도체 수장 총출동…젠슨 황·머스크, 트럼프·시진핑과 헤드테이블 동석

만찬에는 130여명이 초청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부부가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황 CEO와 리사 수 AMD CEO, 머스크 CEO, 팀 쿡 애플 이사회 의장 등 기업인 4명이 함께 앉았다.

멜라니아 여사 옆자리에는 머스크 CEO가,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옆자리에는 쿡 의장이 배치됐다. 황 CEO와 수 CEO는 대만계 미국인이고, 테슬라와 애플은 중국 현지 공장과 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황 CEO가 만찬장에서 시 주석과 중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미국 경영자라고 짚었다.

미·중 인공지능(AI) 경쟁이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업 수장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 겸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CEO가 초청됐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 CEO와 함께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참석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빚어온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명단에서 빠졌다. 아모데이 CEO는 AI 개발 속도 조절을 촉구해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AI로 인한 인류 멸종 우려를 '사기(HOAX)'라고 일축해왔다.

금융·산업계와 정부 인사도 자리를 채웠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와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 짐 타이클릿 록히드마틴 CEO,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타이클릿 CEO가 대만 무기 판매를 이유로 2024년 중국의 개인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했고,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초청됐다.

USA CHINA 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국빈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
USA CHINA DIPLOMACY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EPA·연합
◇ 트럼프, 흰머리수리 조각상 선물…시진핑, 미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도자기 수집·닉슨의 레드우드 회고

미국 기업인과 양국 고위 당국자가 모인 자리에서 두 정상은 만찬사를 통해 역사적 유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8년 전 첫 중국 사절단이 미국 보스턴에 도착한 일을 소개한 뒤 "올해 초 내가 베이징(北京)을 방문했을 때 중국 국민의 환대"를 상기하며 "오늘 밤에는 여러분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워싱턴에 돌아온 것을 맞아 같은 예우를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손자(孫子)에서 쑨원(孫文)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배사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체제를 대표한다는 것을 둘 다 이해하고 있지만, 양국 국민 사이의 유대는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껏 이렇게 잘 지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이 주고받은 선물과 회고에도 상징이 겹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가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고 소개하며 자신과 멜라니아 여사가 디자인한 미국의 국조 흰머리수리 조각상을 시 주석에게 선물로 건넸다.

답사에 나선 시 주석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직접 많은 중국 도자기를 수집했다"며 미국 초대 대통령의 중국 취향을 거론했고, '핑퐁외교'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특별한 국빈 선물로 증정한 레드우드 나무들은 내가 여러 해 동안 일했던 저장(浙江)성에 뿌리를 내렸다"고 회고했다. 시 주석은 미국(美國)을 "아름다운 나라"라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협력으로 발언의 폭을 넓혔다. 시 주석은 "80여년 전, 중국과 미국 국민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웠다"며 "항일 전쟁 동안 중국의 군인과 민간인들이 목숨을 바쳐 수백명의 미국 조종사를 구했다"고 상기했다. 시 주석은 "우린 함께 히말라야 상공을 지나는 유명한 '험프(Hump)' 항공 수송로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회담을 두고 "솔직하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으며 많은 사안에서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면서 이것이 "중·미 관계에 새로운 전략적 지침"을 제공했다고 평가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행동하고 양국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대국 간 교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건강과 양국의 번영, 국민 간 우의를 위해 건배했다.

NYT는 시 주석의 만찬 연설이 냉전기의 최악의 국면을 건너뛴 선택적 회고였다면서 중국의 핵 증강과 대만, 남중국해, 기술 경쟁 등 난제는 모두 비껴갔다고 평가했다.

Trump X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등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을 듣고 있다./AP·연합
USA-CHIN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앞서 서류철을 든 채 시 주석 옆에 서 있다./로이터·연합
◇ 백악관 초청 명단에 중국 기업인 전무…NYT "미 제재 탓 초청 까다로웠을 수도"

미국 기업인이 만찬장을 채운 반면 백악관이 공개한 초청 명단에 중국 기업인은 한 명도 없었다. 미·중 AI 경쟁에서 미국 기업의 맞상대로 꼽히는 중국 기술 기업 경영자들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 부부와 함께 차이치(蔡奇)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 왕이(王毅)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 등 당정 고위 인사들이 배석했다. 이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미국 기업 대표단을 대동한 것과 대조적이다.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의 제재가 거론됐다. NYT는 중국 기업 CEO 일부가 정상회담 직전 워싱턴에 도착했으나 시 주석의 공식 수행단과 별도로 미국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국의 주요 인터넷·자동차 기업 상당수가 중국군과의 연계 등을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올라 있어 이들을 국빈 만찬에 초청하는 것이 미국 당국자들에게 까다로운 문제가 됐을 수 있다고 짚었다.

시 주석은 이런 상황에서 이날 환영식 연설을 통해 양국 기업의 상호 진출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시 주석은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며 미국도 중국 기업을 "공평하게 대우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미국의 계획을 아는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이 완화를 원하는 미국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US-CHINA-DIPLOMACY-TRUMP-XI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위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AFP·연합
US-PROTESTERS-DEMONSTRATE-AGAINST-CHINA-DURING-XI-VISIT-IN-WASHI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프랭클린파크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AFP·연합
◇ 붉은 카펫·식탁보·양초로 꾸민 만찬장…1972년 '평화의 건배' 와인 재등장

참석자 구성에서 드러난 간극과 달리 만찬장 연출은 양국 문화를 함께 담는 데 맞춰졌다. 만찬장 입구에는 붉은 카펫이 깔렸고, 둥근 탁자와 의자에는 붉은 천이 덮였으며 그 위에 적색 양초와 붉은색 달리아·라넌큘러스 장식이 놓였다.

백악관은 "오늘 저녁의 장식은 따뜻함과 축하의 뜻을 표현하며 중국 역사 전반에 걸쳐 이어져 온 빨간색의 문화적 의미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장식과 메뉴는 멜라니아 여사가 주도해 준비했다.

시 주석 부부는 오후 6시 45분(한국시간 25일 오전 7시 45분) 백악관에 도착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만찬장 앞에서 이들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턱시도, 시 주석은 인민복 차림이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검은색 정장 바지에 큰 리본이 달린 흰색 셔츠를, 펑 여사는 붉은색 드레스를 입었다. 두 정상이 앞서고 두 여사가 뒤따라 나란히 입장해 주빈석에 앉으면서 만찬이 시작됐다.

만찬은 미국산 스파클링 와인 슈램스버그 '블랑 드 누아'를 곁들인 건배로 시작됐는데, 이 와인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나눈 '평화를 위한 건배(Toast to Peace)'에 쓰인 것과 같은 제품이다.

3코스 메뉴는 첫 코스로 노란 호박 벨루테에 야생 버섯 프리카세와 파기름을 곁들인 요리, 둘째 코스로 참깨를 입힌 농어에 베이비 청경채와 구운 가지를 낸 요리, 디저트로 바닐라 크레뫼와 백악관에서 채취한 꿀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짜였다. 백악관은 미국산 식재료에 은은한 중국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소개했다.

식사 시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취임식에서 공연한 테너 크리스토퍼 마키오와 미국 해병대·육군 군악대의 공연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에서 벗어나 참석자들에게 백악관에 짓고 있는 대형 연회장 공사 현장을 함께 둘러보자고 제안하면서 이번 만찬에 맞춰 완공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백악관 담장 밖에서는 시위가 이어졌다. 로이터는 두 정상이 붉은 카펫이 깔린 백악관 계단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는 동안 "중국은 홍콩에서 나가라" 같은 구호가 또렷하게 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백악관 동쪽 몇 블록 거리에서는 친중·반중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두고 대치했고, 반중 시위 측은 티베트 깃발을 흔들며 "대만을 자유롭게", "위구르 학살 중단", "지미 라이(黎智英) 석방"을 외쳤다. 두 정상 부부는 25일 오전 10시 30분 백악관 레드룸에서 차를 마신 뒤 미국 독립선언문 등이 보관된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게리 로크 전 주중 미국대사는 블룸버그TV에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한 이번 국빈 만찬의 성대한 의전이 시 주석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면서 의례상 '놀라운 변화'라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