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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 숫자만 늘리면 될까…고용·임금 구조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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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10. 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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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연내 결론 촉구…연공급·인력 운용 개편 쟁점
일본 계속고용·독일 단계적 은퇴…소득 공백·청년채용 함께 풀어야
'무료 취업 상담'
9월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시니어 일자리박람회 2026'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년연장 입법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압박이 다시 커지고 있다.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하고 연금 수급 전 소득 공백을 줄이려면 정년연장이 필요하다. 다만 기존 임금체계와 인력 운용을 유지한 채 퇴직 연령만 높이면 신규채용과 승진에 부담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임금·고용 구조 개편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정년연장 연내 결론'을 내걸고 더불어민주당에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재개와 고위급 정책협의회 개최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당 대표 회동에서 논의 재개를 약속받고 대통령 간담회에서도 연내 매듭에 공감대를 확인했지만, 후속 일정이 잡히지 않자 공식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노총은 당초 지난해였던 입법 목표가 올해 하반기로 밀리자 지난 1월 특위에서 퇴장한 바 있다.

입법 논의가 재개되더라도 법정 정년을 높이는 방식과 퇴직 후 재고용을 결합하는 방식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 기존 고용관계를 연장하는 것과 퇴직 후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은 고용안정과 임금, 담당 업무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고용을 활용한다면 고용 기간과 처우를 어떻게 보장할지도 함께 정해야 한다.

임금체계 역시 중요한 변수다. 근속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구조에서 고용 기간이 길어지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원과 인건비가 제한된 사업장에서는 이 부담이 신규채용 축소나 승진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직무와 근로시간을 조정하면서 숙련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고령자 고용 유지와 신규채용을 함께 추진할 여지가 생긴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는 "고령자 고용이 늘면 청년 일자리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연공급과 낮은 노동 이동성이 결합한 구조에서 정년만 늘리면 신규채용에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임금체계와 직무 설계를 함께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년 숫자를 일률적으로 높이는 대신 기업이 여러 방식으로 고용을 확보하도록 했다. 정년을 65세 미만으로 정한 기업은 정년을 65세까지 높이거나, 65세까지 계속고용 제도를 도입하거나, 정년을 폐지하는 조치 중 하나를 시행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건 정비도 병행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년연장과 계속고용을 위해 연공적 임금과 퇴직금 등 인사관리 제도를 재검토하고, 직업능력 개발과 고령자가 수행할 업무 발굴, 작업환경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에 전문가 상담과 조언도 제공한다.

독일은 은퇴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시간과 소득을 함께 조정하는 '고령자 단시간근로제'를 운영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노동자가 사용자와 합의해 근로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면, 사용자가 단시간근로 임금에 보전액을 더하고 추가 연금보험료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자동 적용되는 권리는 아니지만, 근로시간을 조정하면서 소득과 연금 가입을 이어가는 경로를 마련한 사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고령자 근로기간을 늘리려면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 결정에서 근속연수의 영향력을 줄이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의 간극을 줄이는 문제도 함께 제시했다.

정년연장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과제다.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하는 노동자는 고용 기간 연장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했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는 법정 정년 상향만으로 소득 공백을 해소하기 어렵다. 이들에게는 재취업 지원과 직업훈련, 소득 보장 대책이 함께 필요하다.

김 교수는 "정년연장 논의를 몇 살까지 일할 것인지에 가두지 말고 재고용과 직무 전환, 단계적 은퇴, 근로시간 조정 등 다양한 경로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임금체계도 근속연수 중심에서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바꿔 고령자의 고용 유지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함께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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