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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해진 반도체 장비사 온도차…주성은 ‘날고’ 한미는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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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10. 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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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비투자 '전공정'으로 무게추
10나노급 선단 공정 전환 중요성 커져
주성엔지니어링, 반도체 증착 장비 수주 '쑥'
한미반도체는 고객사 공급망 다변화 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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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전경./주성엔지니어링
'AI 고점론'에 따라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주요 장비사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한달 새 주가가 20% 가까이 급등한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랠리 수혜를 입었던 한미반도체는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후공정에 집중됐던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이 전공정 위주로 방향을 틀면서 장비사들에 대한 재평가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성엔지니어링과 한미반도체는 각각 24만500원, 2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사 모두 전일 대비 동반 하락을 겪긴 했지만, 직전 3개월 추이를 비교하면 '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진다. 3개월 전인 7월 14일 주성엔지니어링과 한미반도체 주가는 각각 19만2600원, 20만7500원이다. 이날 종가와 비교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25% 급등했고, 한미반도체는 5% 오르는 데 그쳤다.

엇갈린 주가 흐름의 배경으로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의 구조적 변화가 거론된다. 최근 1~2년간 반도체 설비투자는 AI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한 HBM 등 후공정에 쏠려왔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은 기존 웨이퍼 생산라인은 감산하는 반면, TC 본더 등 HBM 생산에 필수적인 후공정 장비 도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HBM 생산능력은 커졌지만, 정작 겹겹이 쌓아 올릴 D램 공급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후공정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전공정에서 고품질 웨이퍼를 제때 찍어내지 못하면 생산에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어 설비투자 우선순위가 전공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이 같은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 변화 수혜를 고스란히 흡수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핵심 동력은 차세대 증착 기술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원자 단위로 정밀하게 입히는 원자층증착(ALD) 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메모리 기업들이 10나노급 D램 등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ALD 장비 수주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선 ALD 장비를 한 단계 진화시킨 원자층박막성장(ALG) 장비까지 출하시킨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말 970억원 수준이던 수주잔고도 올해 2분기 2000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한미반도체 주가 역시 본격적인 HBM 수혜가 시작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세 자릿수의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다만 앞서 공격적으로 제시했던 실적 목표치를 낮춘데다 HBM용 TC 본더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까지 후발주자들의 도전을 받으면서 투자 심리가 한풀 꺾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핵심 고객사인 SK하이닉스는 원가 절감과 공급사 다변화를 위해 한화세미텍 등 타 장비사로 발주를 분산시키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년 전 내걸었던 '2026년 2조원 매출' 목표를 제외하기도 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공정 장비사 매출은 메모리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과 성장 흐름을 같이 한다"며 "메모리 업종에서 급격한 이익 감소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인위적인 감산이나 증설 지연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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