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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AI 투자붐 균열, 반도체주 시총 1조달러 증발…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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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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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도체 기업 시총 1주일 새 1조달러 증발
미 AI 투자 10조달러 시대, 데이터센터 47건 차질…금리 상승·자금 조달난에 투자 위축 우려
WSJ "AI 투자 줄어도 계속돼도 위험"…수익성 의문·과잉투자 경고
USA NYSE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마감 종을 울리기 전 거래장 내 전광판에 실시간 시장 정보가 표시돼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는 전날인 15일 상승 마감했으나 16일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모두 하락했다./EPA·연합
【기사 요약】
▲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지난주 1조달러 넘게 줄고, 코어위브 주가가 24% 급락하면서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 WSJ는 AI 투자가 위축되면 반도체·장비 기업 실적이 타격을 받고,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대규모 투자금이 낭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2032년까지 미국 AI 투자는 9조~10조달러로 추산되지만, 올해 대형 데이터센터 47건이 차질을 빚었고 계획된 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약 35%로 평가됐다.
▲ 코어위브의 신용부도스와프 가산금리가 1102bp까지 치솟은 가운데 가트너는 AI 매출이 투자비 충당에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고, 월가에서는 거품 여부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렸다.

미국의 물가 상승과 금리 급등,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지난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1335조4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CoreWeave) 주가가 24% 급락하고 신용위험이 치솟으면서 2032년까지 9조~10조달러를 넘는 규모로 추산되는 AI 투자 붐의 지속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현재의 AI 인프라 투자 붐이 철도·인터넷 등 과거 대규모 설비투자가 겪은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 AI주 급락, 미 반도체 기업 시총 1주일 새 1조달러 증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1주일 만에 1조달러 넘게 감소했다고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가 블룸버그통신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덜란드계 ING은행은 이번 하락을 'AI 조정(AI correction)'으로 규정했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14일 2% 떨어져 7월 말 이후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전체로는 5.5% 하락했다.

아시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15일 각각 10% 넘게 떨어졌다. 연중 고점 대비 기업가치도 각각 50% 이상, 40% 이상 감소했다고 한델스블라트는 전했다. 두 기업은 연중 고점 당시 각각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주간 기준으로 코어위브는 24%, 미국 마이크론은 11%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7.8%, 24.3%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QC파트너스의 토마스 알트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형적인 차익 실현이라면 매도 속도가 훨씬 느렸을 것"이라며 높은 주가와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델·HP·SK하이닉스·넷앱·삼성전자 등 주요 AI 관련주는 이번 조정 이후에도 연초 대비 상당한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델은 연초 대비 300% 이상, HP는 150% 이상 상승한 수준이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가 지난주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 심리는 돌아서지 않았다. 한델스블라트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현재의 반도체 수요보다 AI 투자가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USA NYSE
한 주식 거래인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을 앞두고 업무를 보고 있다./EPA·연합
◇ WSJ "AI 투자 줄어도 지속돼도 위험"…기업 이익 지속성 의문

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18일 'AI 주식시장의 흔들림이 일깨운 교훈,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AI 투자에 두 가지 상반된 위험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면 반도체·장비·전력 공급업체의 실적이 타격을 받는다. 반대로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AI 기술이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막대한 투자금이 낭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킨토시는 투자자 존 템플턴이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네 단어로 꼽은 "이번에는 다르다"를 인용하며 현재 AI 투자 붐도 과거의 과잉투자 문제에서 벗어났다는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반도체·냉각장치·케이블·예비 발전기·터빈 공급업체들의 매출과 가격 인상 여력을 키웠다. 금융정보업체 LSEG 자료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편입 기업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률은 2011년 8%대에서 최근 약 16.8%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매킨토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완료되면 유지·보수·업그레이드 비용이 신규 건설보다 적기 때문에 자본 지출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도 이익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S&P500 기업의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이 30% 넘게 증가하는 동안 지수는 10%대 초반 상승에 그쳤다.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4배에서 19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5% 올랐지만, 선행 PER은 23배에서 15배로 떨어졌다. 마이크론은 주가가 3배로 상승한 뒤에도 선행 PER이 5배를 밑돌았다.

롭 알메이다 MFS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시장의 문제는 P(주가)가 아니라 E(이익)"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기업 이익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향후 이익이 감소하면 높은 주가 평가 수준이 드러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제러드 미낵 미낵어드바이저스 대표에 따르면 아마존·알파벳·브로드컴·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오라클·팔란티어 등 8개 대형 AI 기업과 '차기 11개' AI 기업의 예상 이익은 올해 들어 7000억달러(934조1500억원) 상향 조정됐다. 나머지 S&P500 기업의 증가분은 5000억달러(667조2500억원)에 못 미쳤다.

매킨토시는 1840년대 영국 철도 건설과 닷컴 시대의 광섬유망 투자를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 투자는 사회 전체에 막대한 혜택을 가져왔지만, 수익 실현 지연과 경쟁 심화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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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메이슨에서 '데이터센터 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AP·연합
◇ 미 AI 투자 2032년까지 10조달러 돌파…과거 철도·전력망 투자 능가

AI 투자 수익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자본 지출이 있다. 스테인 판 니우에뷔르흐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에서 2032년까지 미국 AI 관련 투자 규모가 9조달러(1경2010조5000억원)에 이르고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WSJ가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같은 연구를 인용해 2025~2032년 미국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10조달러(1경3345조원)를 넘어 연평균 GDP의 3.6%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다.

FT가 제시한 과거 미국의 주요 인프라 투자 규모는 GDP 대비 연평균 철도 건설 2.2%(1870~1890년), 도로 1.1%(1956~1973년), 통신·광섬유망 1.1%(1996~2003년)였다. 운하 건설은 0.7%(1836~1841년), 전력망 구축은 0.5%(1905~1925년)였다.

AI 인프라 투자 비중 3.6%는 이들 사업을 모두 웃돈다.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도 급증했다. FT가 미국 인구조사국과 노동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민간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챗GPT 출시 당시인 2022년 말 월 10억달러(1조3345억원) 미만에서 최근 50억달러(6조6725억원)를 넘어섰다. 정보기술(IT) 하드웨어를 제외하고 2021년 물가를 기준으로 조정한 수치다.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5대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내년 투자액만 1조1000억달러(1467조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델스블라트는 전했다.

매킨토시는 AI가 고객의 지불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투자금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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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루이스센터에서 건설 중인 콜로직스(Cologix) 데이터센터의 모습으로 17일(현지시간) 찍은 사진. 오렌지타운십에 들어서는 10억달러 규모의 이 데이터센터는 오하이오주가 데이터센터에 대한 신규 세제 혜택을 추가 검토를 위해 중단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승인한 세제 혜택 중 하나를 받았다.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가 확산하면서 11월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오하이오주에는 약 200개의 데이터센터가 있어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에서 4위를 차지한다./AFP·연합
◇ FT "데이터센터 47건 차질"…계획 사업 실현 가능성 35%

막대한 투자 계획은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장애물에 직면하고 있다. FT는 규제 정보업체 레그레이어(RegLayer)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에서 최소 47건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철회·차단됐다고 보도했다. 최대 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집계한 보수적 추정치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이달 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사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비율을 약 35%로 제시했다. FT 자체 조사에서는 올해 1000곳이 넘는 미국 지역사회가 AI 인프라 건설에 대한 일시 중단이나 제한 조치 도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의 5000억달러(667조3000억원) 규모 스타게이트(Stargate) 사업도 인허가 차질과 공사 지연, 고위 임원 이탈에 직면했다. 오픈AI의 컴퓨팅 부문 책임자 사친 카티도 지난주 회사를 떠났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력 규제기관들은 사업자가 자체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전력망 연결을 허용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건설 지연은 대형 계약 해지 위험으로 이어진다. 대형 기술기업과 AI 연구소들이 납기를 지키지 못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의 계약에서 철수할 수 있는 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앤스로픽은 영국 신생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엔스케일(Nscale)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이나 납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450억달러(60조570억원) 규모 계약에서 철수할 수 있다.

엔스케일은 기업가치 350억달러(46조7110억원)를 목표로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불안정한 시장 여건 때문에 단기간에 상장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 기준 엔스케일이 실제 가동하는 첨단 AI 반도체는 2만5000개로 계획 물량 약 50만개의 5%에 그쳤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영국 런던에서 엔스케일의 빠른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제로였다"며 최근 10년간 영국에서 설립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였던 사이퍼는 지난달 텍사스주 데이터센터의 임대 계약을 수정하면서 초기 비용 초과분 3억5900만달러(4794억원)를 부담하기로 했다. 사업 변경으로 약 7억5000만달러(1조20억원)의 추가 자기자본이 필요해졌으며 이와 관련해 8억5000만달러(1조135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분 과반을 보유한 SB에너지는 4300억달러(574조1360억원) 규모의 미래 매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1740억달러(232조3248억원)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데이터센터 한 곳도 완공하지 못했고, 기업가치 500억달러(66조7550억원)를 목표로 한 상장 계획도 연기했다.

네비우스의 아르카디 볼로시 CEO는 지난달 시티 콘퍼런스에서 계획된 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2500억달러(333조775000억원)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약 20%만 조달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한 데이터센터 업계 임원은 "이제는 사람들이 데이터센터라고 해서 덥석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자금 조달이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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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노르들로 스페리컬 인공지능(AI) 최고경영자(CEO·왼쪽부터)·젠슨 황 엔비디아 CEO·마르쿠스 발렌베리 스웨덴 SEB은행·방산기업 사브 이사회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에릭 에릭손홀렌에서 열린 '스페리컬 원(Sferical One)' 행사에서 대담하고 있다./TT통신·AP·연합
◇ 코어위브 부도 위험 급등…시장조사업체 "신생 AI 클라우드 기업 80% 퇴출 가능성"

AI 기업의 재무 위험은 회사채와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델스블라트가 LSEG와 블룸버그 자료를 인용해 제시한 5년물 CDS 가산금리는 코어위브가 1102bp(1bp=0.01%포인트)까지 상승한 반면 오라클은 283bp, 메타 103bp, 아마존 74bp, 알파벳 72bp에 머물렀다.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회사채 가격은 액면가의 77%로 하락했고, 수익률은 15%까지 상승했다. 한델스블라트는 채권 가격이 액면가의 80%를 밑도는 것을 위험 신호로 설명했다.

FT는 코어위브의 무담보 회사채 가운데 하나가 지난주 부실채권으로 평가되는 영역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코어위브에 임대되는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11억달러(1조4682억원) 규모 채권도 발행 이후 3주 만에 약 5% 하락했다.

코어위브의 올해 예상 투자액은 350억~390억달러(46조7145억~52조884억원)이지만 예상 매출은 124억~132억달러(16조5614억~17조6299억원)에 그친다. 지난 6월 30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약 55억달러(7조3458억원)였다.

분석업체 S3파트너스는 코어위브의 사업 구조를 "대출을 받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한 뒤 연산 능력을 임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 터너 ING 애널리스트는 코어위브의 채권 가격 하락이 투자자들의 AI 인프라 확장 자금 공급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투자비를 충당하고 12%의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누적 매출 8조5000억달러(1경1356조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AI 관련 매출은 3조6000억달러(4808조1600억원)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의 빌 조머 연구원은 "우리 조사 결과는 기업·개인 고객 부문의 AI 매출이 이익을 내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가트너는 AI용 고성능 컴퓨터의 짧은 수명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새로운 컴퓨터로 교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2030년까지 총 3조5000억달러(4674조6000억원) 규모 프로젝트가 감가상각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신생 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인 네오클라우드(neocloud) 업체의 80%가 향후 수년간 폐업하거나 인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는 다른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충분해 현재 투자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AI 지출 예측 능력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마브릭(Mavvrik)과 벤치마킷(Benchmarkit)이 39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AI 지출을 실제 금액과 10% 이내 오차로 예측한 기업은 11%에 그쳤다. 11~25%의 오차를 보인 기업은 39%, 26~50%는 35%, 50% 초과는 13%였다.

예상하지 못한 AI 비용 때문에 사업 결정을 변경한 기업은 62%였다. 기업 4곳 중 1곳은 AI 사업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조사 기업의 81%는 AI 비용이 매출총이익률에 중간 이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조사에서는 매출총이익률이 6~15%포인트 하락했다는 응답도 63%로 제시됐다.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우리는 여전히 AI 투자의 투자수익률을 기다리고 있다"며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통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기술기업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뒷줄 왼쪽 다섯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두번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앞줄 왼쪽),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창립자 겸 CEO(앞줄 오른쪽 두번째), 젠슨 황 엔비디아 사장 겸 CEO(앞줄 왼쪽 두번째), 그레그 브록만 오픈AI 사장(뒷줄 왼쪽 네번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앞줄 오른쪽), 리사 수 AMD CEO(뒷줄 오른쪽 네번째) 등이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가운데)이 주최한 기술기업 지도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 증시 급락 대비 투자 증가…AI 거품 논쟁 속 빅테크 실적 주목

AI 관련 기업에서 시작된 매도세가 미국 증시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14일 이전까지 53거래일 연속 1% 이상 하락하지 않았다. 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기록이었다.

그러나 16일에는 S&P500 지수가 약 1.1% 하락하는 동안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3.5포인트 상승했다. 장중에는 지수가 약 1.5% 하락하면서 VIX가 6포인트 급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략가들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VIX 콜옵션 누적 포지션은 약 200만계약으로 증가해 2024년 여름 수준에 근접했다.

이들은 옵션을 매도한 딜러들이 가격 상승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VIX 선물을 추가 매수하면 변동성 급등을 증폭시키는 '감마 스퀴즈(gamma squeeze)'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근월물 VIX 선물이 10포인트 급등할 경우 딜러들이 위험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매수해야 할 선물 규모가 하루 평균 VIX 선물 거래량의 약 90%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제러미 빈 무포인트캐피털매니지먼트 매니징파트너는 미국 국채금리와 에너지 가격 상승, 중간선거, 지정학적 위험을 거론하며 미국 증시에 큰 균열이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BofA 전략가들은 지난 8일 오픈AI가 예상보다 낮은 매출을 발표한 직후 나스닥100 선물이 장중 하락한 사례에 주목했다. AI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증시 거품 여부를 둘러싼 평가도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과거 10년간의 물가 조정 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이른바 실러 PER이 약 41배로 1999년 최고치 44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시가총액 상위 3개 기업이 S&P500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21%에 달했다. 1999년 10월에는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는 데 약 10개 기업이 필요했다.

반면 S&P500 상위 5개 기술주의 평균 선행 PER은 현재 약 23배다. 2000년 닷컴 거품 정점 한 달 전의 약 65배보다 크게 낮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시장전략가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PER 하락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차입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자사 제품 구매에 필요한 자금까지 지원하는 구조를 거론하며 "우리는 공급자 금융(vendor financing)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비판했다.

반면 2000년 닷컴 시장의 고점을 예견했던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회장은 현재 시장이 거품이라는 판단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거품을 "비이성적 과열이자 경솔함"으로 규정하면서도 투자자들이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막스 공동회장은 "충분히 많은 사람이 특정 분야에 거품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의심하고 있다면, 설령 거품이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다음 시험대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 기업의 실적과 주가 반응을 통해 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AI 투자가 위축되면 반도체·장비 공급업체의 이익이 줄어들고, 투자가 지속되더라도 AI 서비스에서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대규모 자본 지출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기술이 경제 전체에 가져올 혜택과 그 기술에 투자한 기업들이 실제로 거둘 수익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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