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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어민 ‘강제북송’ 정의용·서훈 징역형 집행유예…노영민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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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10. 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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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김연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1심 유죄 판단 일부 뒤집혀
"나포 이틀 만에 북송 결정, 닷새 만에 집행"…정의용·서훈 등 상고 방침
법정 향하는 정의용-서훈-노영민-김연철
'탈북어민 강제 북송'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사진 왼쪽부터),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반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겐 북송 결정에 공모하거나 집행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는 21일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했다. 검사의 항소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며, 강제북송 과정에서 어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북한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국내 법령에 따른 절차와 재판을 거치지 않고 북한으로 송환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법적 근거가 없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계 공무원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포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닷새 만에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강제북송에 관여한 하급 공무원들에게도 정신적 충격과 법적 책임을 안겼다고 판단했다.

정 전 실장은 북송 결정 과정에서 관련 보고와 법률 검토를 통해 절차상 문제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추가 확인 없이 결정을 내린 책임이 인정됐다. 서 전 원장 역시 어민들이 나포되기 전부터 북송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하고 조사 자료와 보고서 작성 등에 관여하는 등 북송 과정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북송 방침을 전달받은 뒤에도 법적 근거와 절차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송환에 필요한 실무 절차를 진행한 점 등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반면 노 전 실장은 북송 결정에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노 전 실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북송 방향에 관한 의견이 모였더라도 이를 최종 결정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북송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정 전 실장에게 있었고, 노 전 실장이 다른 피고인들과 북송 결정이나 집행을 두고 연락하거나 구체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실장 등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북한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지시하거나 집행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들에게는 어민들이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 등을 행사하지 못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1심은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10개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당시 재판부는 북송 과정의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어민들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과 남북 분단에 따른 제도적 공백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이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 김 전 장관은 이날 항소심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당시 어민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고,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및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송환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정권 교체 후 재수사와 기소가 이뤄진 점을 들어 정치적 판단에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서 법적 정당성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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