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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월례강좌서 김세원 전 원장 “문화코드가 글로벌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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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11. 03.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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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세대 갈등도 ‘다른 운영체제’로 풀어야
김세원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제478회 고대월례강좌서 강연
“문화적 차이는 우열 아닌 OS 차이…존중·포용의 ‘컬처 리터러시’ 필요”
김세원 글로벌문화브랜딩연구소장(오른쪽)이 제478회 고대월례강좌에서 강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고대월례강좌
초연결시대에는 국가와 세대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된다.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문화의 차이를 읽고, 그에 맞게 소통해야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월례강좌(회장 구본홍)는 지난 29일 고대교우회관 안암홀에서 김세원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현 글로벌문화브랜딩연구소장)을 초청해 제478회 정기 강좌를 열었다.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이 연사를 소개하고 홍용택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았다. 원로 교우 150여 명이 참석해 강연을 들었다.

‘초연결시대, 세상을 읽는 새로운 렌즈: 문화코드’를 주제로 강연한 김 소장은 문화를 사회의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OS)’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예술이나 관습은 문화의 단편적인 일부일 뿐”이라며 “문화의 본질은 사회 조직과 가치관, 법률 등을 아우르는 심층적인 ‘멘탈 소프트웨어’이자 사람들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운영체제”라고 말했다.

◇ 말의 행간부터 제품 이름까지…문화가 성패 좌우

김 소장은 에드워드 홀과 홉스테드, 트롬페나스 등이 제시한 비교문화 진단 틀을 소개하며 문화 차이가 글로벌 기업의 성패와 일상적인 소통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한국과 같은 ‘고맥락 문화권’은 말에 담긴 행간과 관계를 중시한다. 반면 미국·네덜란드 등 ‘저맥락 문화권’은 명시적인 문서와 객관적인 증거를 중요하게 여긴다. 같은 말과 행동도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 상대 사회의 맥락을 살피지 않으면 소통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장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문화적 맥락을 놓친 사례로 포드의 자동차 모델 ‘핀토’가 브라질에서 비속어로 해석돼 어려움을 겪은 일, 아랍어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광고, 스페인어로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차명 ‘노바(Nova)’ 등을 들었다. 그는 제품 이름과 광고 문구를 현지 언어와 관습에 맞게 살피는 일이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제품에 반영한 사례로는 소니의 ‘워크맨’을 꼽았다. 혼자 음악을 감상하는 경험을 중시한 워크맨이 일본의 감성 문화와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으려는 서구의 개인주의적 취향을 함께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 속 외계인의 모습에도 문화권별 세계관이 담긴다고 했다. 김 소장은 영화 ‘에일리언’에서 외계인이 서양 문명의 정복 대상으로 그려지는 반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동아시아의 조화로운 자연관이 반영된 캐릭터로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 세대 갈등도 ‘다른 운영체제’로 이해해야

김 소장은 인생 후반전을 맞은 원로 교우들에게 세대 간 갈등을 풀어갈 문화적 관점도 제시했다. 기성세대의 집단주의적 헌신과 MZ·알파 세대의 수평적 개인주의는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적 환경에서 형성된 차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는 OS가 다르게 업데이트된 것”이라며 “퇴직 후 가정에서부터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획일적인 잣대를 내려놓고 차이를 조율하고 통합하는 포용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 뒤 참석자들은 오찬을 함께하며 현역 시절 전 세계를 누비며 쌓은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나누고 교류를 이어갔다. 고대월례강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각 분야의 명사를 초청해 정기 강좌를 열고 있다.

김세원 글로벌문화브랜딩연구소장(왼쪽 다섯째)이 제478회 고대월례강좌 운영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고대월례강좌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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