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수요 위축 가능성 다분
관세 부과 불확실성도 주가 하방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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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총 3.71%, 6.31% 떨어졌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2거래일 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함께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작년 4분기 시장 예상치(380억5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의 매출액(393억3000만 달러)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거래일 동안 총 4.51% 하락했다.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 당일 8.48% 급락하기도 했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기대 이하로 제시됐던 GPM이 존재한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가이던스로 GPM 70.5~71.5%를 언급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72.1%보다 낮은 수준이다. 즉 회사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들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회사의 성장성이 둔화된다는 건 AI 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엔비디아가 제시했던 가이던스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이슈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시에선 다음 분기 가이던스도 주목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올해 1분기 엔비디아의 GPM이 70% 초반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선 실망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한 회사의 주가가 계속해서 우상향하기 위해선 새로운 모멘텀들이 꾸준히 나와야한다"며 "엔비디아가 실적을 좋게 냈지만 시장에서는 새로운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고,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들이 엔비디아 주가를 따라가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관세 부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가 하방압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반도체주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